"Out of the cradle endlessly rocking."

(끝없이 흔들리는 요람 밖으로.)

"Today as yesterday, endlessly rocking, ever bringing the same human passions,

the same joys and sorrows."

(현재도 과거와 마찬가지로, 인간의 열정, 기쁨과 슬픔이

끝없이 흔들리는 요람에서 태어난다.)

 

D. W. 그리피스 감독은 혁신적인 영화 기술과 예술성을 보여 준 '국가의 탄생 (The Birth of the Nation, 1914)'으로 찬사를 받았지만, 동시에 '국가의 탄생'의 이야기가 담고 있는 인종주의적 세계관 때문에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D. W. 그리피스 감독이 '국가의 탄생'의 다음 작품으로 내놓은 '인톨러런스'는 '국가의 탄생'과 자신에게 쏟아진 비난에 대한 D. W. 그리피스 감독의 답변과도 같은 영화이다.

'인톨러런스'의 부제는 "시대를 초월한 사랑의 투쟁"이다. '인톨러런스'는 서로 다른 시대를 배경으로 한 4개의 서로 다른 이야기들 - "현대 이야기", "유대 이야기", "프랑스 이야기", "바빌로니아 이야기" - 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이야기는 증오와 편협이 모든 시대에서 어떻게 사랑과 관용을 짓밟아 왔는지를 보여 주고" 있으며, 이를 통해 "시대를 초월한 사랑의 투쟁"이라는 공통된 주제를 표현하고 있다.

'인톨러런스'는 무성 흑백 영화 - 완전 흑백 영화는 아닌데, 화면 전체가 단색조로 도색되어 있다 - 라는 당시 어쩔 수 없었던 영화 기술적인 문제를 제외한 다른 모든 것들 - 창조적인 영화의 각본과, 혁신적인 영화의 형식, 장대한 영화의 스케일 등과 같은 - 은 오늘날의 영화와 비교해 보아도 전혀 손색이 없는, 정말 시대를 초월하는 영화이다.

'인톨러런스'는 서로 다른 4개의 이야기들이 교차 편집으로 전개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한 이야기 안에서도 몇 개의 이야기들이 서로 얽혀 있다. 교차 편집으로 한 이야기에서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는 사이사이에, 영화가 시작하자 마자 월트 휘트먼의 시의 한 구절과 함께 나오는 요람을 흔드는 여인(Lillian Gish)의 장면을 삽입하여, 인간 역사의 연속성, 삶과 죽음의 순환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4개의 이야기들 중 "현대 이야기"를 제외한 나머지 3개의 이야기들은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4개의 이야기들 중 "현대 이야기"만 해피 엔딩으로 끝난다.

현대 미국 사회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현대 이야기"는 인간성 고양의 기치 아래 모인 여성들이 산업 거물인 젠킨스(Sam de Grasse)의 누이인 메리 젠킨스(Vera Lewis)의 후원으로 사회 사업에 앞장서지만, 이들의 편협한 사회 사업이 오히려 하층민들의 삶을 더욱 어렵게 몰고 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메리 젠킨스가 후원금이 충분하지 않다고 불평을 하자, 편협한 젠킨스는 누이에게 줄 후원금을 위해 공장 노동자들의 임금을 삭감한다. 이에 불만을 품은 공장 노동자들은 파업에 들어가고, 젠킨스는 공장 경비원들로 하여금 파업을 무력으로 진압하도록 한다. 공장에서 쫓겨난 공장 노동자들은 다른 일자리를 찾아 가까운 도시로 이주한다. 도시에서 일자리를 찾지 못한 소년(Robert Harron)은 결국 범죄를 저지르고, 범죄 조직의 두목인 빈민가의 머스켓총병(Walter Long) 밑에서 일을 하게 된다. 소년은 역시 젠킨스 공장에서 쫓겨난 아버지(Fred Turner)를 따라 도시로 이주해 온 사랑스런 소녀(Mae Marsh)를 만나 결혼을 하고 사랑스런 소녀의 뜻에 따라 새 삶을 살기로 다짐하지만, 사랑스런 소녀에게 흑심을 품고 소년을 모함한 빈민가의 머스켓총병을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 법정에서 사형 선고를 받게 된다. 하지만 소년은 사형 집행 직전에 사랑스런 소녀가 친절한 경찰관(Tom Wilson)의 도움으로 빈민가의 머스켓총병을 살해한 진범을 잡고, 주지사(Ralph Lewis)로부터 사면을 받아냄으로써 가까스로 목숨을 구한다.

"유대 이야기"는 예수 그리스도(Howard Gaye)와, 그를 모함하는 편협한 바리새인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 유명한 "가나의 혼인 잔치"와 "간음한 여인과 예수"의 이야기도 나온다. "유대 이야기"는 4개의 이야기들 중 가장 짧다.

"프랑스 이야기"는 프랑스에서 1957년에 가톨릭 옹호자인 대비 카트린 드 메디시스(Catherine de Medici, Josephine Crowell)에 의해 자행된 성 바르톨로뮤제의 학살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당시 신교도인 위그노의 정치적 영향력을 우려한 카트린 드 메디시스는 아들인 프랑스 왕 샤를 9세(Charles IX, Frank Bennett)를 설득하여, 샤를 9세의 누이인 발루아의 마르그리트(Marguerite de Valois, Constance Talmadge)와, 위그노 교도인 나바르의 앙리(Henry of Navarre, W. E. Lawrence)의 약혼식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위그노 지도자 콜리니 제독(Gaspard de Coligny, Joseph Henaberry)을 포함하여, 적게는 수천 명에서 많게는 수만 명에 이르는 위그노 교도들을 학살한다. 위그노 교도인 갈색눈(Margery Wilson)은 자신을 짝사랑한 용병(A. D. Sears)에게 죽임을 당하고, 갈색눈을 구하기 위해 달려온 갈색눈의 연인 프로스페르 라투르(Eugene Pallette)도 죽임을 당한다.

"바빌로니아 이야기"는 기원전 539년 바빌론이 페르시아의 키루스 대왕(Cyrus the Great)에게 정복 당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바빌론이 키루스 대왕에게 정복 당한 이유는 바빌론의 최고 신인 벨 마르둑의 라이벌인 사랑의 여신 이슈타르의 세력이 커지자, 이에 질투를 느낀 편협한 벨 제사장(Tully Marshall)의 배반 때문이었다. 바빌론의 왕 나보니두스(Nabonidus, Carl Stockdale)의 아들인 벨사살 왕자(Belshazzar, Alfred Paget)와, 그의 소중한 공주(Seena Owen)는 바빌론의 성이 함락되자 자살을 선택하고, 벨사살 왕자의 은혜를 입고 그를 사모하게 된 산골 소녀(Constance Talmadge)는 바빌론과 벨사살 왕자를 구하기 위해 혼자서 고군분투했지만 적의 화살을 맞고 장렬하게 전사한다.

'인톨러런스'는 역사적인 장면을 제대로 재현하기 위해 많은 제작비가 투입되었는데, 한 장면에 무려 3천 명의 엑스트라를 동원하기도 했다. "바빌로니아 이야기"에서 바빌론의 성과, 바빌론의 광장을 재현한 장면은 압권이다.

'인톨러런스'는 예술적인 성공은 거두었지만 흥행에서는 실패를 하였고, 이 때문에 D. W. 그리피스 감독은 파산했다. 4개의 서로 다른 이야기들이 교차 편집으로 전개되는 형식의 구성은 당시 관객들이 쉽게 이해하기에는 너무나 복잡하였고, 여기에 세 시간이 넘는 상영 시간도 관객들을 지치게 만들었다.

'인톨러런스'는 구성이 복잡한 영화이기는 하지만, 아무렇게나 편집하지는 않았다. "현대 이야기"에서의 편협한 여성 사회 사업가들과, "유대 이야기"에서의 편협한 바리새인들을 대조시키거나, "현대 이야기"에서 소년이 잘못된 판결을 받고 처형장으로 가는 이야기와, "유대 이야기"에서 예수 그리스도가 본티오 빌라도(Pontius Pilate)의 판결을 받고 처형장으로 가는 이야기를 대조시키는 등의 고도로 계산된 편집은 지금 보아도 혁신적이다.

'인톨러런스'는 미국 영화 연구소(American Film Institute, AFI)가 2007년에 선정한 "위대한 미국 영화 100 10주년 기념판 (AFI's 100 Years...100 Movies 10th Anniversary Edition)"에서 49위를 차지하였다.

Posted by unforgett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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