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는 에드워드 올비의 동명의 연극을 그동안 연극 연출가로 활동한 마이크 니콜스 감독이 영화화한 영화이다.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는 마이크 니콜스 감독의 영화감독 데뷔작이다. 마이크 니콜스 감독이 연출한 두 번째 영화가 '졸업 (The Graduate, 1967)'이다.
제목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의 유래가 재미있다.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는 에드워드 올비가 어느 술집의 거울에서 발견한 누군가의 낙서였다.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는 디즈니사의 단편 애니메이션 '아기 돼지 삼형제 (Three Little Pigs, 1933)'에서 나오는 노래인 'Who's Afraid of the Big Bad Wolf? (누가 크고 못된 늑대를 두려워하랴?)'에서 "the Big Bad Wolf"를 어감이 비슷한 "Virginia Woolf"로 대체한 것이다.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에서 마사(Elizabeth Taylor)와 조지(Richard Burton)가 부르는 노래는, 비싼 저작권료 때문에 'Who's Afraid of the Big Bad Wolf?'를 사용할 수 없게 되자,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동요 'Here We Go Round the Mulberry Bush'의 음에다 가사 "Who's afraid of Virginia Woolf, Virginia Woolf, Virginia Woolf"를 갖다붙인 것이다. 버지니아 울프(Virginia Woolf)는 영국의 유명한 여류 작가인데,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의 이야기는 버지니아 울프에 관한 그 어떤 것과도 전연 상관이 없다.
재미있는 제목의 유래와는 달리, 제목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가 내포하고 있는 의미는 자못 진중하다.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는 인생을 진실만을 직시하며 살아야 한다면 어떻게 될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영화이다.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는 누가 허위의 환상이 없는 삶을 두려워하랴, 누가 환상에서 벗어나 진실을 직시했을 때 그 진실을 두려워하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의 마지막에 조지가 아들 짐에 대한 비밀을 폭로하고, 이제부터는 짐에 대한 환상에서 벗어나 짐은 없다는 진실을 직시하며 살아야 함에 괴로워하는 마사를 위로하며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 노래를 부르자 마사가 대답한다. "내가, 조지. 내가."
조지는 대학교 역사학 교수이며, 그의 아내 마사는 그 대학교 총장의 딸이다. 마사는 이제 갓 부임한 생물학 교수 닉(George Segal)과 그의 아내 허니(Sandy Dennis)를 집으로 초대한다. 그리고 마사와 조지는 위험한 게임을 시작하는데, 첫번째 게임이 "주인 모욕하기", 그 다음이 "손님 물 먹이기", 그리고 마지막 게임이 "아이 양육"이다. 젊은 부부 닉과 허니도 마사와 조지가 벌이는 게임에 사정없이 끌려 들어간다.
마사와 조지는 환멸과 경멸을 드러내며 서로에게 독설을 퍼붓고, 감추고 있었던 서로의 비밀들을 폭로하여 서로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히고, 허위와 위선으로 가득찬 결혼 생활을 낱낱이 드러낸다. 조지는 닉과 허니의 결혼에 감추어져 있던 비밀들을 폭로하여 닉과 허니를 곤경에 빠뜨리기도 한다. 조지는 자신을 모욕한 마사에 대한 복수로, 두 사람이 부부로서의 끈을 놓지 않을 수 있었던 유일한 이유였던 아들 짐조차 사실은 아예 존재하지도 않았던 허위의 환상이었음을 폭로한다.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는 두 부부의 폭로전을 통하여 미국인들이 믿고 있는 이상적인 삶 뒤에 감추어진 부조리한 삶을 보여준다.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에 의하면 미국인들이 믿고 있는 아메리칸드림은 그저 환상일 뿐이다. 닉과 허니는 언뜻 보면 이상적인 부부처럼 보인다. 하지만 성공에 대한 야망을 가지고 있는 닉은 허니의 재산에 혹해 허니와 결혼했고, 허니는 출산 고통에 대한 두려움으로 몰래 아이를 지우고 상상 임신인 것처럼 닉을 속여 닉과 결혼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아메리칸드림은 환상에 불과하다는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의 역설은 조지와 마사의 아들 짐초자 환상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극에 달한다.
'아기 돼지 삼형제'의 플루트 부는 돼지와 바이올린 켜는 돼지는 각각 짚과 나뭇가지로 집을 만들고 'Who's Afraid of the Big Bad Wolf?'를 부르며 춤을 춘다. 하지만 정작 크고 못된 늑대가 나타나 입바람으로 집들을 날려 버리자 혼비백산 달아난다. 조지와 마사는 아들 짐에 대한 환상을 만들고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 노래를 부르며 결혼 생활을 유지했지만, 정작 그 환상이 조지의 폭로로 날아가 버리자 괴로워한다.
당시 실제로 부부였던 엘리자베스 테일러와 리처드 버튼은 각각 마사와 조지 역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과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각각 올랐는데, 엘리자베스 테일러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젊은 부부 닉과 허니를 각각 연기한 조지 시걸과 샌디 데니스도 아카데미 남우조연상과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각각 올랐는데, 샌디 데니스만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는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편집상 등, 13개 부문의 아카데미상 후보에 올라,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 촬영상, 미술상, 의상상의 5개 부문의 아카데미상을 수상했다.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는 미국 영화 연구소(American Film Institute, AFI)가 2007년에 선정한 "위대한 미국 영화 100 10주년 기념판 (AFI's 100 Years...100 Movies 10th Anniversary Edition)"에서 67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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