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플레인'은 짐 에이브러햄스 감독, 그리고 형제인 데이빗 주커 감독과 제리 주커 감독이 공동으로 각본을 쓰고 연출까지 한 코미디 영화이다. 이들은 '에어플레인' 외에도 '특급 비밀 (Top Secret!, 1984)'의 각본을 공동으로 쓰고 연출까지 하였으며, '골치 아픈 여자 (Ruthless People, 1986)'를 공동으로 연출하였고, '총알탄 사나이 (The Naked Gun: From the Files of Police Squad!, 1988)'의 각본을 공동으로 썼다. 또한, 짐 에이브러햄스 감독은 '못말리는 비행사 (Hot Shots!, 1991)', '못말리는 람보 (Hot Shots! Part Deux, 1993)'를 단독으로 연출하였고, 데이빗 주커 감독은 '총알탄 사나이', '총알탄 사나이 2 (The Naked Gun 2 1/2: The Smell Of Fear, 1991)', '무서운 영화 3 (Scary Movie 3, 2003)', '무서운 영화 4 (Scary Movie 4, 2006)'를 단독으로 연출하였으며, 제리 주커 감독은 '사랑과 영혼 (Ghost, 1990)', '카멜롯의 전설 (First Knight, 1995)'을 단독으로 연출하였다.

이들이 만든 코미디 영화들을 보면, 다른 코미디 영화들과는 확실히 다른, 이들만의 독특한 코미디 영화 형식을 확인할 수 있다. 이들은 패러디를 코미디 영화의 한 장르처럼 만들었는데, 이들의 코미디 영화들은 유명한 영화 혹은 특정 영화의 유명한 장면을 대놓고 모방하여 과장이나 풍자로서 관객들에게 웃음을 안겨 준다.

또한, 이들의 코미디 영화들은 초현실적 코미디 영화라고 할 수 있는데, 영화의 이야기 전개나 상황 설정이 지극히 비현실적이거나, 영화의 규칙마저 깨뜨린다. 이들의 코미디 영화들을 보면, 초현실적인 유머와 슬랩스틱, 말장난 개그들이 쉴 새 없이 계속해서, 거의 매 장면마다 등장하는데, 관객들이 모두 다 포착하기도 힘들 정도다. 어떤 것들은 황당하기도 하고, 어떤 것들은 유치하기 짝이 없지만, 무슨 수를 써서라도 관객들에게 웃음을 안겨 주고야 말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에어플레인'은 1970년대에 인기 있었던 항공 재난 영화들, '에어포트 (Airport, 1970)', '에어포트 75 (Airport 1975, 1974)', '에어포트 77 (Airport '77, 1977)', '에어포트 79 (The Concorde: Airport '79, 1979)'를 패러디하였는데, 특히 '제로 아워 (Zero Hour!, 1957)'의 플롯과 주요 캐릭터들을 그대로 가져왔고, 대사도 일부 그대로 사용했다. 또한, '에어플레인'을 보면, 특정 영화의 유명한 장면을 패러디한 장면들을 볼 수 있는데, 영화가 시작하자 마자 '죠스 (Jaws, 1975)'의 테마곡이 흐르면서 '죠스'의 유명한 장면을 패러디한 장면이 나오고, 테드 스트라이커(Robert Hays)의 첫번째 과거 회상 장면에서는 '토요일밤의 열기 (Saturday Night Fever, 1977)'의 유명한 장면을 패러디한 장면이 나오며, 일레인(Julie Hagerty)의 과거 회상 장면에서는 '지상에서 영원으로 (From Here to Eternity, 1953)'에서 카렌(Deborah Kerr)과 워든 상사(Burt Lancaster)가 파도가 치는 바닷가에서 격정적인 키스를 나누는 장면을 패러디한 장면이 나온다. 이외에도 다른 특정 영화나 드라마, 광고 등의 유명한 장면이나 대사를 패러디한 장면과 대사가 계속해서 나온다.

다른 장르의 영화도 그렇지만, 특히 코미디 영화는 그 나라의 문화와 언어를 모르면 100% 이해하기가 어렵다. 코미디 영화에서 빠질 수 없는 말장난 개그는 더욱 그렇다. 어떤 말장난 개그는 한국어로 번역해서 자막으로 만들기도 힘들다. '에어플레인'에서 기내 식사로 생선을 먹은 오버 기장(Peter Graves)과 부기장 머독(Kareem Abdul-Jabaar)이 식중독 증세로 정신을 잃게 되자, 닥터 루맥(Leslie Nielsen)은 과거 공군 조종사로 참전했다가 작전 수행 도중 전사한 동료들에 대한 기억으로 비행 공포증을 앓고 있는 테드에게 비행기를 조종해서 착륙시킬 수 있겠느냐고 묻는다. 테드가 "설마 진담은 아니겠지요!"라고 말하자, 닥터 루맥이 정색을 하며 자신을 셜리라고 부르지 말라고 말하는데, 설마라는 의미의 Surely와 발음이 같은 여자 이름 Shirley를 이용한 말장난 개그다.

'에어플레인'에서 오버 기장과 내비게이터 빅터 바스타(Frank Ashmore)가 비행기가 이륙할 때 관제탑과 교신하는 대사도 관객들에게 웃음을 안겨 주는데, 오버 기장의 이름인 오버(Oveur)와 부기장 머독의 이름인 로저(Roger), 그리고 내비게이터의 이름인 빅터(Victor)의 발음이, 주로 무선 통신에서 "이상"이라는 의미의 "over"와, "알았음"이라는 의미의 "roger", 그리고 비행기의 "진로"를 의미하는 "vector"와 같거나 유사함을 이용한 말장난 개그다.

'에어플레인'에서 세 번에 걸쳐서 나오는 "What is it?" 말장난 개그 시리즈도 유명하다. 닥터 루맥이 복통을 호소하는 셜리(Mary Mercier)라는 한 여자 승객을 진찰한 후, 일레인에게 "기장에게 알려야 합니다. 최대한 빨리 착륙해야 합니다. 이 여성 분은 병원에 가야 합니다."라고 말하자, 일레인이 "병원이요? 무슨 일이죠?(What is it?)"라고 묻는다. 닥터 루맥이 "그건 환자들이 있는 큰 빌딩입니다."라고, 엉뚱하지만 굉장히 진지하게 대답하는데, 닥터 루맥은 "그게 뭐죠?(What is it?)"라고 해석하고 병원이 뭔지를 설명해 주는 말장난 개그다. "What is it?" 말장난 개그 시리즈는 첫 번째가 본부(headquarter) 편이고, 두 번째가 위에 언급한 병원(hospital) 편이며, 세 번째가 조종실(cockpit) 편이다.

"Surely, you can't be serious!"

(설마 진담은 아니겠지요!)

"I am serious. And don't call me Shirley."

(진담이오. 그리고 날 셜리라고 부르지 마시오.)

 

'에어플레인'은 성적인 암시를 깔고 있는 아슬아슬한 장면과 대사로 관객들에게 웃음을 안겨 주는데, 오버 기장은 조종실을 구경하러 온 조이(Rossie Harris)에게 소아 성애증의 변태적인 질문들 - "벌거벗은 어른을 본 적이 있니?" - 을 쏟아내고, 일레인은 "오토매틱 파일럿" 오토(Otto)에게 펠라티오를 연상시키는 행동을 하고, 거사(?)를 치른 듯, 오토와 함께 담배를 피우는 장면이 나온다.

'에어플레인'은 정치인들을 조롱하는 대사로도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안겨 준다. 복통을 호소하는 셜리가 "내 배가! 로날드 레이건 영화를 본 이래로 이런 끔찍한 기분을 느껴 본 적이 없어."라고 말하는데, 당시 로날드 레이건은 캘리포니아 주의 주지사였다. 시카고 항공 관제 책임자 맥크로스키(Lloyd Bridges)가 오버 기장의 부인(Lee Terri)에게 "당신의 남편과 다른 사람들은 살아 있지만 의식이 없는 상태입니다."라고 말하자, 항공 관제관 조니(Stephen Stucker)가 "제랄드 포드처럼요."라고 말하는데, 제랄드 포드는 당시 미국의 대통령이다.

'에어플레인'에 유명인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조종실을 구경하러 온 조이가 부기장 머독에게 "...아저씨를 알아요. LA 레이커스의 농구 선수 카림 압둘-자바잖아요. ...난 아저씨가 최고라고 생각하는데, 우리 아빠는 아저씨가 수비할 때 열심히 하지 않는다고 했어요."라고 말하자, 부기장 머독은 자신의 이름은 로저 머독이라고 말하면서 조이에게 짜증을 내는데, 부기장 머독을 연기하는 배우는 실제로 NBA 농구 선수 카림 압둘-자바이다. 또한, '에어플레인'의 초반부에 택시 운전사로 일하는 테드가 택시의 미터기를 작동시켜, 영화의 마지막 쿠키 영상에서 택시 요금 폭탄을 맞게 된 택시 탄 남자(Howard Jarvis) 역의 하워드 자비스는 1978년, 재산세에 관한 법률인 캘리포니아 주민발의 13(California Proposition 13)의 통과에 큰 영향을 준 정치인이다. 캘리포니아 주민발의 13은 2009년 캘리포니아 주의 재정난에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한 법률이다. 그리고 테드의 두번째 과거 회상 장면에서 미육군 정신병원에 입원한 테드가 문병 온 일레인에게 전쟁으로 미친 허위츠 중위(Ethel Merman)를 가리키며, "허위츠 중위야. 심각한 전투 신경증(shell shock)이지. 자신이 에델 머먼이라고 생각하고 있어."라고 말하는데, 허위츠 중위를 연기하는 배우는 실제로 배우이자 가수인 에델 머먼이다. 미친 허위츠 중위가 부르는 노래는 에델 머먼이 출연한 1959년 브로드웨이 뮤지컬 'Gypsy'에서 부른 'Everything's Coming Up Roses'이다.

'에어플레인'은 출연진을 소개하는 장면에서도 관객들에게 웃음을 안겨 주는데, 오토를 의인화하여, 본인을 연기한 배우로 소개하고 있다.

'에어플레인'에 짐 에이브러햄스 감독과 데이빗 주커 감독, 제리 주커 감독도 잠깐 출연하는데, 짐 에이브러햄스는 공항에 도착한 크레이머(Robert Stack)가 귀찮게 하는 종교적 광신자들을 때려눕히는 광경을 보고 놀라는 종교적 광신자 #6(Jim Abrahams) 역으로 잠깐 출연하며, 데이빗 주커 감독과 제리 주커 감독은 비행기를 잘못 인도해 대형 사고를 일으키는 지상 근무원 #2(David Zucker)와 지상 근무원 #1(Jerry Zucker) 역으로 잠깐 출연한다.

영화 장르 중에서도 코미디 영화는 그 가벼움으로 인해 높은 평가를 받기가 어려운 장르이긴 하지만, '에어플레인'은 코미디 영화의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는 영화이다. '에어플레인'은 미국 영화 연구소(American Film Institute, AFI)가 2000년에 선정한 "웃기는 미국 영화 100 (AFI's 100 Years...100 Laughs)"에서 10위에 랭크되어 있다. '에어플레인'의 흥행 성공으로 속편인 '에어플레인 2 (Airplane II: The Sequel, 1982)'가 각본과 연출을 담당한 켄 핀클맨 감독에 의해 만들어지나, '에어플레인'만큼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Posted by unforgett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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