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까지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서부 영화는 총 3편이다. '시마론', '늑대와 춤을 (Dances with Wolves, 1990)', 그리고 '용서받지 못한 자 (Unforgiven, 1992)'이다. '늑대와 춤을'과 '용서받지 못한 자'는 수정주의 서부 영화로서, 백인들을 영웅화하고, 서부와 서부 개척을 낭만적으로 묘사한 정통 서부 영화와는 달리, 미국과 미국식 영웅주의를 비판하고, 서부 개척은 백인들의 영토 확장을 위한 침탈이었음을 자인하고 있다. 특히 '늑대와 춤을'은 인디언들을 아메리카 대륙에서 몰아낸 백인들의 비인간적인 모습을 인디언들의 관점에서 보여 주고 있다.
1931년에 나온 서부 영화이지만, '시마론'에서도 서부 개척은 영토 확장을 위한 침탈이었음을 이야기하는 장면들이 나온다. 영화의 주인공인 얀시(Richard Dix)는, 인디언들을 더럽고 비열한 야만인으로 부르는 아내, 사브라(Irene Dunne)와는 달리, 인디언들에 대한 동정심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천막에서 주일 예배를 하는 장면에서 얀시는 사람들에게 교회 오르간을 사기 위한 일정 금액의 기부금을 내게 한다. 거둬들인 기부금의 총액이 맞지 않자 사람들은 인디언들을 의심하고, 이에 얀시는 인디언들은 자신의 생득권을 빼앗은 인종에게 기부를 할 정도로 어리석은 사람들이 아니라고 하면서 인디언들을 감싸준다. 또한 주지사에 출마한 얀시는 자신이 발간하는 신문의 머리기사로, 쓸모없는 땅을 인디언 보호 구역으로 지정하고 인디언들을 그곳으로 몰아넣은 미국 정부가 그곳에서 석유가 나오자 그곳마저 인디언들로부터 빼앗으려 한다고 미국 정부를 비판하는 글을 싣는다.
그러나 '시마론'에서는 인디언들에 대한 얀시의 이러한 시각이 '늑대와 춤을'에서처럼 하나의 주제로서 다루어지고 있지는 않다. 얀시의 인디언들에 대한 동정심은 그저 얀시의 영웅적인 모습을 부각시키기 위한 설정일 뿐이다 - 따라서 '시마론'은 수정주의 서부 영화보다는 정통 서부 영화에 가깝다.
게다가 얀시는 굉장히 모순된 행동을 보여 주고 있는데, 땅을 빼앗긴 인디언들에 대한 동정심을 보이면서도 오클라호마 랜드 런(Oklahoma Land Run)에는 너무나도 적극적으로 참가하는 이중성을 보여준다. 오클라호마 랜드 런은 미국 정부가 인디언들로부터 싸게 사들인 - 거의 빼앗았다고 보면 된다 - 오클라호마의 넓은 땅을 개척하기 위하여 연 일종의 이벤트로서, 경주를 통하여 먼저 땅을 차지한 사람에게 그 땅을 주거나 아주 싼 값으로 팔거나 했다.
총 7번의 오클라호마 랜드 런이 열렸었는데, '시마론'에서는 1889년 4월 22일에 열린 첫번째 오클라호마 랜드 런과, 1893년 9월 16일에 열린, 규모가 가장 컸던 Charokee Strip Land Run만 언급된다. 영화의 시작과 함께 보여 주는 오클라호마 랜드 런은 첫번째 오클라호마 랜드 런이다. Charokee Strip Land Run은 톰 크루즈가 출연한 '파 앤드 어웨이 (Far and Away, 1992)'에서 볼 수 있다.
에드나 페버의 동명의 대하소설이 원작인 '시마론'은 오클라호마주 개척사를 배경으로, 이곳에 정착한 한 부부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이다. 영화의 제목 '시마론'은 오클라호마주 서쪽의 프라이팬 손잡이처럼 튀어나온 - 그래서 오클라호마주의 팬핸들(Panhandle)이라고도 불린다 - 부분의 땅을, "주인 없는 땅(No Man's Land)"이었던 시절에 부르던 지명이다. 물론 '시마론'의 이야기의 공간적 배경은 시마론이 아니다. '시마론'은 실제로 "주인 없는 땅"이었던 시마론이 오클라호마주의 땅이 된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한, 오클라호마주 개척을 상징하고 있는 제목이다.
아카데미 시상식 초기에 작품상을 수상한 대부분의 영화들이 그러하듯, '시마론' 역시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영화이긴 하지만 영화의 작품성은 떨어지는 영화이다. '시마론'의 이야기에, 얀시의 일관되지 못한 행동만큼이나 일관된 주제가 없다. 단지 얀시의 영웅적인 모습과,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공하는 사브라의 이야기를 굉장히 무미 건조하게 보여 주고 있다.
'시마론'의 단 하나의 볼거리는 영화의 시작과 함께 보여 주는 오클라호마 랜드 런 장면이다. 5천 명 이상의 엑스트라와, 28명의 카메라맨이 동원되어 촬영을 한 오클라호마 랜드 런 장면은 지금 보아도 스펙터클하고 박진감이 넘치는 장면이다.
1960년에 안소니 만 감독에 의해 에드나 페버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 '시마론 (Cimarron, 1960)'이 제작되었었는데,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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