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트 (Bullitt, 1968)', '디프 (The Deep, 1977)', '멋진 드레서 (The Dresser, 1983)' 등을 연출한 피터 예이츠 감독이 연출하고, 스티브 테시가 각본을 쓴 '브레이킹 어웨이'는 청춘 영화이자 코미디 영화이면서, 자전거를 소재로 삼은 스포츠 영화이기도 하다. '브레이킹 어웨이'의 주인공들은 인디애나 대학교(Indiana University)의 소재지인, 미국 인디애나주의 대학 도시, 블루밍턴(Bloomington)에서 고등학교를 막 졸업하고 아직 진로를 결정하지 못한 채, 인디애나 대학교의 대학생들에 대한 열등감을 갖고 있는 4명의 청년들로, 데이브(Dennis Christopher), 마이크(Dennis Quaid), 시릴(Daniel Stern), 무처(Jackie Earle Haley)가 그들이다.

데이브는 이탈리아 자전거 팀의 선수가 되는 게 꿈으로, 이탈리아 오페라를 듣고, 이탈리아어로 말하며 이탈리아인 흉내를 낸다. 심장이 좋지 않은 데이브의 아버지(Paul Dooley)는 자신의 심장이 좋지 않은 건 나이 때문이 아니라 고등학교 졸업 후 이탈리아 부랑자가 되어 가는 아들 때문이라며, 이탈리아인 행세를 하는 아들을 매우 못마땅해 한다. 고등학교 시절에 뛰어난 쿼터백이었으며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마이크는 겉으로는 강한 척하지만 인디애나 대학교의 대학생들에 대한 열등감이 그 누구보다도 심하다. 키에 대한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는 무처는 여자 친구인 낸시(Amy Wright)와 함께 혼인 신고를 하러 가면서 직업이 없는 것을 걱정한다. 시릴은 자신이 좋아한 돌로레스 라이네키가 뚱뚱한 마빈과 함께 있는 것을 본 이후부터 인생에서의 모든 흥미를 잃어버렸다.

'브레이킹 어웨이'에서, 지금은 주로 인디애나 대학교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중고차를 판매하는 사업을 하고 있으나, 한때는 석공(stone cutter)이었던 데이브의 아버지가 자신이 일했던 채석장을 방문하는 장면과, 데이브의 아버지가 데이브와 함께 캠퍼스를 걸으면서 데이브에게 이 건물의 돌을 자신이 잘랐다면서, 자신과 마이크의 아버지, 무처의 아버지, 시릴의 아버지 모두가 우수한 석공이었다고 이야기해 주는 장면이 나오기도 하지만, 실제로 블루밍턴과 베드포드(Bedford)를 포함하는 인디애나주 중남부는 건축 자재로 사용되는 인디애나 석회암 - 또는 베드포드 석회암 - 의 채석장으로 유명하다. 인디애나 석회암은 인디애나 대학교의 건물뿐만이 아니라, 워싱턴 국립 대성당(Washington National Cathedral),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Empire State Building),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Grand Central Terminal) 등, 미국의 유명한 수많은 건물들에 사용되었다.

데이브, 마이크, 시릴, 무처는 버려진 옛 채석장에서 수영을 즐기고, 때때로 이곳에 나타나 수영을 즐기는 인디애나 대학교의 대학생들과 신경전을 벌인다. 인디애나 대학교의 대학생들은 데이브, 마이크, 시릴, 무처를 커터들(cutters)이라고 부르며 무시한다. '브레이킹 어웨이'에서 커터들과 대학생들의 신경전은 계급 간 갈등을 나타낸다. 커터들의 아버지들은 모두 석공 출신으로 노동자 계급 출신이고, 그래서 그 아들들은 지식 계급의 대학생들에게 커터들이라고 불리면서 무시를 당한다. 데이브의 아버지가 데이브와 함께 캠퍼스를 걸으면서 데이브에게 해 주는 이야기에서, 관객들도 데이브의 아버지가 느끼는 노동자 계급의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 "이 건물의 돌을 내가 잘랐지. ...난 우수한 석공이었어. ...난 내 일이 엄청 자랑스러웠어. ...건물들이 완공되었을 때 아주 이상한 기분이 들었어. 건물들이 우리에게 너무 과분한 것 같았어. 아무도 우리에게 그렇게 말하진 않았지만, 그냥, 그냥 불편했을 뿐이야. 지금도 난 캠퍼스를 거닐고 석회암을 볼 수 있으면 좋겠지만, 위화감만 느껴져."

데이브는 이탈리아 자전거 팀의 선수가 되는 꿈을 위해 이탈리아인 흉내를 내고, 첫눈에 반한 인디애나 대학교의 대학생인 캐서린(Robyn Douglass)에게 접근하기 위해 이탈리아 교환 학생으로 자신의 신분을 속이면서까지 계급 상승을 꿈꿨지만, 자기의 우상인 이탈리아 자전거 팀이 출전하는 자전거 경기에 나갔다가 이탈리아 자전거 팀에게 골탕을 먹고 다치기까지 한다. 지식 계급의 부정을 경험하고 실망한 데이브는 이탈리아 자전거 팀의 선수가 되는 꿈을 접고, 캐서린에게도 자신은 이탈리아 교환 학생이 아니라 커터라고 실토하고 퇴짜를 맞는다. 계급 상승의 꿈이 좌절된 데이브가 아버지에게 자신이 커터라는 것이 자랑스럽다라고 말하자, 아버지가 데이브에게 단호하게 말한다. "넌 커터가 아니야. 내가 커터야."

아버지의 이 말에는 아들에게까지 노동자 계급을 물려주고 싶지 않은 아버지의 마음이 담겨 있다.

'브레이킹 어웨이'는 영화의 이야기에 계급 간 갈등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가 내포되어 있긴 하지만, 코미디 영화로서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주는 대단히 재미있는 영화이다. '브레이킹 어웨이'에서 주로 데이브의 아버지가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준다. 데이브의 아버지는 이탈리아인 행세를 하는 데이브 때문에 미칠 지경이다. 데이브의 아버지는 주키니, 링귀니, 페투치니 등, "ini(이니)" 음식들은 모두 이탈리아 음식들이고, 자기는 이탈리아 음식을 결코 원하지 않으며, 자기 집에서는 "ini"를 쓰면 안 된다고 말하면서, 데이브가 펠리니(Fellini)라고 이름 붙인 자신의 고양이를 향하여 네 이름은 펠리니가 아니라 제이크라고 소리지른다.

데이브는 캐서린에게 퇴짜를 맞기 전에는 캐서린에게 자신이 커터들이라는 사실이 들통날까 봐 인디애나 대학교에서 열리는 리틀 500(Little 500) 자전거 경기에 커터들과 함께 출전하는 것을 망설였으나, 결국 커터들과 함께 "커터들"이라는 팀 이름으로 리틀 500에 참가한다. 피터 예이츠 감독이 박진감 넘치는 자동차 추격 신으로 유명한 '블리트'를 연출한 영화감독인 만큼, '브레이킹 어웨이'에서 보여 주는 리틀 500 자전거 경기 장면은 박진감이 넘친다. '브레이킹 어웨이'는 리틀 500 자전거 경기에서 결국 우승을 하고 트로피를 받는 커터들에게 인디애나 대학교의 대학생들과 경기장에 뒤늦게 나타난 데이브의 아버지가 박수를 쳐 주는 장면을 통하여 계급 간 갈등과, 주로 데이브의 아버지와 데이브를 통해 보여 준 세대 간 갈등이 해소되는 결말로 끝난다.

'브레이킹 어웨이'에서 학교에서 커터들과 싸움을 벌인 학생들을 훈계하는 대학 총장(Dr. John W. Ryan)은 당시 실제로 인디애나 대학교의 총장이었던 존 W. 라이언이다. 그리고 리틀 500은 실제로 매년 인디애나 대학교에서 열리는 자전거 경기이다. '브레이킹 어웨이'의 각본을 쓰고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한 스티브 테시는 실제로 인디애나 대학교 졸업생이며, 인디애나 대학교 재학 시절에 리틀 500에 참가하여 우승을 하기도 하였다.

'브레이킹 어웨이'는 5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을 포함한 5개 부문의 아카데미상 후보에 올라,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하였다. 데이브의 어머니(Barbara Barrie) 역의 바바라 배리는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은 하지 못하였다.

'브레이킹 어웨이'는 미국 영화 연구소(American Film Institute, AFI)가 10개의 영화 장르에서 각각 선정한 "위대한 미국 영화 10 (AFI's 10 Top 10)"의 스포츠 영화 장르 부문에서 8위에 랭크되어 있다.

'브레이킹 어웨이'는 마지막 장면까지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준다. 아이를 원한 데이브의 어머니는 결국 임신을 했고, 시릴과 함께 대학 시험을 본 데이브는 결국 인디애나 대학교에 진학했다. 자전거를 타고 가던 데이브의 아버지는 프랑스 여학생(Lisa Shure)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데이브가 이제는 프랑스어로 말하며 프랑스인 흉내를 내자 기겁을 하며 지나가는 데이브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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