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건: 매버릭'은 36년 전인 1986년에 나온 '탑건 (Top Gun, 1986)'의 속편이다. '탑건'은 '탑건: 매버릭'의 마지막에 "토니 스콧을 추모하며(In memory of Tony Scott)"라는 자막이 나오기도 하지만, 지금은 고인이 된 토니 스콧 감독이 연출하였고, '탑건: 매버릭'은 주연인 톰 크루즈와 '오블리비언 (Oblivion, 2013)'으로 인연을 맺은 바 있는 조셉 코신스키 감독이 연출하였다. '탑건'을 연출한 영화감독과 '탑건: 매버릭'을 연출한 영화감독이 다르긴 하지만, '탑건: 매버릭'을 보면 '탑건'과 거의 대칭을 이루고 있다고 해도 될 정도로 '탑건'을 연상시키는 이야기들과 장면들이 많이 나오는데, '탑건: 매버릭'은 36년 전 청춘 시절에 '탑건'에 열광했던 관객들을 저절로 '탑건'의 향수에 젖게 하면서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탑건: 매버릭'은 '탑건'에서는 최정예 전투기 조종사를 양성하는 훈련 학교인 탑건의 생도였으나, '탑건: 매버릭'에서는 탑건의 교관으로 돌아온, 콜 사인이 괴짜, 이단아, 독불장군 등의 뜻을 가진 "매버릭"이며, 지난 40년간 적기 3대를 격추시킨 유일한 파일럿으로, 탑건이 양성한 최고의 파일럿 중 한 명인 피트 "매버릭" 미첼 대령(Tom Cruise)의 이야기를 다룬 액션 영화이다.

"1969년 3월 3일, 미 해군은 최상위 1%의 미 해군 조종사들을 위한 엘리트 학교를 설립했다. 학교의 목적은 잃어 버린 공중전 기술을 가르치고, 졸업한 소수의 남자들과 여자들을 세계 최고의 전투기 조종사로 만드는 것이었다. ... 오늘날, 해군에서는 학교를 전투기 무기 학교(Fighter Weapons School)라 부른다. 조종사들은 학교를 이렇게 부른다: 탑건"

'탑건: 매버릭'은 오프닝부터 관객들을 저절로 '탑건'의 향수에 젖게 하면서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탑건'의 오프닝과 같이 그 유명한 연주곡 'Top Gun Anthem'이 흐르면서 탑건을 설명하는 자막이 나오고, 이어서 항공 모함의 비행 갑판을 보여 주는 장면과 함께 갑자기 케니 로긴스의 'Danger Zone'이 흘러나온다. 하지만 '탑건: 매버릭'의 오프닝에서 탑건을 설명하는 자막을 자세히 보면 '탑건'에서의 자막과는 달리 "졸업한 소수의 남자들"에 "여자들"이 추가되어 있는데, 실제로 탑건을 졸업한 여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탑건: 매버릭'에서도 다국간 나토 조약을 위반하고 건설된 적의 무허가 우라늄 농축 시설을 제거하는 작전을 위해 탑건에 다시 소환된 12명의 탑건 졸업생들 중에 여자인 나타샤 "피닉스" 트레이스 대위(Monica Barbaro)와 칼리 "헤일로" 바셋 대위(Kara Wang)가 포함되어 있다.

'탑건'에서는 켈리 맥길리스가 연기한 찰리(Kelly McGillis)가 매버릭의 연인으로 등장하였으나, '탑건: 매버릭'에서는 제니퍼 코넬리가 연기하는 페니 벤자민(Jennifer Connelly)이 매버릭의 연인으로 등장한다. 페니는 '탑건'에서 등장은 하지 않았지만, 그녀의 이름이 매버릭의 RIO(Radar Intercept Officer, 레이더 요격 요원)였던 구스(Anthony Edwards)와, 구스의 아내 캐롤(Meg Ryan)의 대사를 통해 두 번이나 언급되었다. '탑건'의 초반부에 미국 항공 모함 USS 엔터프라이즈(USS Enterprise(CVN-65))의 함장인 스팅어(James Tolkan)가 위험에 처한 쿠거(John Stockwell)를 구하기 위해 착륙 명령을 어긴 매버릭을 향해 "5개의 관제탑과 제독의 딸 한 명을 고속으로 보내 버린 일로 내가 두 번이나 감금 처분을 내렸지."라고 말하자, 구스가 매버릭에게 "페니 벤자민을 말하는 거냐?"라고 묻는다. 그리고 바에서 캐롤이 장난스레 매버릭에게 "그이가 당신이 페니 벤자민에게 몹시 화가 나 있던 때의 모든 이야기를 해 줬어."라고 말한다.

'탑건: 매버릭'에서 작전 수행을 위해 매버릭이 훈련시켜야 하는 12명의 탑건 졸업생들 중 한 명인 브래들리 "루스터" 브래드쇼 대위(Miles Teller)는 '탑건'에서 비행 훈련 도중 사고로 목숨을 잃은 구스의 아들이다. '탑건'에서 구스가 바에서 피아노를 치며 제리 리 루이스의 'Great Balls of Fire'를 부를 때 피아노 위에 앉아 따라 부르던 꼬마가 바로 어린 루스터다. '탑건: 매버릭'에서 매버릭은 페니가 운영하는 바에서 피아노를 치며 'Great Balls of Fire'를 부르는 루스터를 보며 구스를 떠올린다. 매버릭은 여전히 구스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매버릭은 구스에게 일어난 일 이후 루스터가 파일럿이 되는 것을 원치 않았던 루스터의 엄마의 부탁으로 루스터의 해군 사관 학교 지원서를 찢어 버렸고, 엄마의 부탁이었다는 사실을 모르는 루스터는 자신의 앞길을 4년 동안 막은 매버릭을 원망하고 있다.

'탑건'에서 매버릭의 경쟁자였던 아이스(Val Kilmer) 역의 발 킬머가 '탑건: 매버릭'에서도 같은 역으로 출연한다. 루스터를 사지로 보내야 한다는 사실에 괴로운 매버릭은 자신을 탑건의 교관으로 추천한 미 태평양 함대 사령관 톰 "아이스맨" 카잔스키 제독(Val Kilmer)을 찾아간다. 아이스맨은 말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건강이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 주는데, 실제로 발 킬머는 후두암으로 기관 절개술을 받아 목소리를 잃어버렸다. 아이스맨이 매버릭에게 자신의 목소리로 힘겹게 "누가 최고의 파일럿이지? 자넨가, 난가?"라고 농담을 하는 장면은 관객들을 저절로 '탑건'의 향수에 젖게 하면서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탑건'에서 매버릭을 경쟁자로 생각하는 아이스는 클럽에서 매버릭에게 빈정거리며 "아직 못 알아냈나? ... 누가 최고의 파일럿인지?"라고 말한다.

'탑건'에서 매버릭과 아이스가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면 '탑건: 매버릭'에서는 루스터와 제이크 "행맨" 세레신 대위(Glen Powell)가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루스터와 행맨은 작전을 수행할 팀의 리더가 되기 위해 계속해서 신경전을 벌인다.

"Don't think. Just do."

(생각하지 말고, 그냥 해요.)

 

'탑건'에서 매버릭이 조종하는 전투기는 F-14 톰캣(Tomcat)이었는데, '탑건: 매버릭'에서 매버릭이 조종하는 전투기는 F-18 슈퍼 호넷(Super Hornet)이다. F-18 슈퍼 호넷은 현재 보잉사(Boeing Company)에 해당하는 맥도넬 더글러스(McDonnell Douglas)가 1990년대 초에 개발을 시작했으며 1997년부터 대량 생산된, 전투기와 공격기 역할을 모두 수행할 수 있는 4.5세대 다목적 전투기이다. 1999년에 미 해군에 실전 배치되었고, 2006년에 F-14 톰캣을 완전히 대체하였다. F-18 슈퍼 호넷은 단좌식과 복좌식이 있다. 작전을 수행할 팀 리더로 임명된 매버릭은 2개의 폭스트롯팀으로, 루벤 "페이백" 피치 대위(Jay Ellis)와 무기 시스템 요원(Weapons Systems Officer, WSO) 미키 "팬보이" 가르시아 대위(Danny Ramirez), 피닉스와 WSO 로버트 "밥" 플로이드 대위(Lewis Pullman)를, 그리고 자신의 윙맨으로 루스터를 선택하고, 두 쌍의 F-18 슈퍼 호넷이 편대를 구성하여 적의 영토에 침투한다.

'탑건: 매버릭'에 F-18 슈퍼 호넷뿐만 아니라 F-14 톰캣도 등장하는데, 적의 지대공 미사일에 격추되어 적의 영토에 떨어진 매버릭과 루스터는 적의 격납고에 있는 F-14 톰캣을 훔쳐 타고 탈출하는 과정에서 적의 5세대 전투기들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공중전을 펼친다. '탑건: 매버릭'은 확실히 '탑건'보다 더 화려하고 박진감 넘치는 항공술과 공중전의 액션 장면들로 관객들을 압도한다.

'탑건: 매버릭'에 등장하는 적의 5세대 전투기의 기종은 러시아의 전투기 개발업체인 수호이가 생산한 5세대 다목적 전투기 Su-57이다. 하지만 '탑건: 매버릭'에서는 적의 5세대 전투기로만 언급될 뿐, 전투기의 기종과, 적이 어느 국가인지는 언급되지 않는다.

5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수상한 '탑건'의 OST인 베를린의 'Take My Breath Away'의 뒤를 이어 '탑건: 매버릭'의 OST인 레이디 가가의 'Hold My Hand'가 9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아카데미 주제가상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은 하지 못했다. 그리고 '탑건: 매버릭'에서 '탑건'의 비치발리볼 장면을 연상시키는 해변에서의 미식 축구 장면과 함께 흘러나오는 원리퍼블릭(OneRepublic)의 'I Ain't Worried'도 '탑건: 매버릭'의 OST로 삽입되었다.

'탑건: 매버릭'은 9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각색상, 편집상, 음향상, 시각효과상, 주제가상의 6개 부문의 아카데미상 후보로 올라, 아카데미 음향상만 수상했다.

'탑건: 매버릭'의 주연인 톰 크루즈는 제리 브룩하이머, 크리스토퍼 맥쿼리, 데이빗 엘리슨과 함께 '탑건: 매버릭'의 제작자로도 나섰으며, '탑건: 매버릭'의 제작과 각본까지 담당한 크리스토퍼 맥쿼리는 '잭 리처 (Jack Reacher, 2012)',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 (Mission: Impossible - Rogue Nation, 2015)', '미션 임파서블: 폴 아웃 (Mission: Impossible - Fallout, 2018)' 등의 연출을 통해 톰 크루즈와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 온 영화감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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