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공공(James Hong)의 반대를 무릅쓰고 남편 웨이먼드 왕(Ke Huy Quan)을 따라 미국에 이민을 와 빨래방을 운영하면서 힘겹게 살고 있는 에블린 왕(Michelle Yeoh)은 국세청의 세무 조사에 시달리던 와중에 이혼을 요구하는 웨이먼드와, 동성 연인인 베키 스레고(Tallie Medel)를 인정해 주지 않는 엄마에게 삐딱하게 구는 동성연애자인 딸 조이 왕(Stephanie Hsu), 그리고 한동안 연락을 끊고 살다가 갑자기 미국에 와서 함께 살고 있는 공공으로 인해 대혼란에 빠진다. 국세청에서 세무 조사를 하는 조사관 디어드리 보비어드리(Jamie Lee Curtis)와의 대면 도중에 에블린은 멀티버스(multiverse, 다중 우주) 안에서 수천, 수만의 자신이 각기 다른 우주에서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다른 우주와 접촉한 최초의 우주인 알파버스에서 온 알파 웨이먼드의 설명을 듣고 알게 되고, 각기 다른 우주에서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 자신의 모든 능력을 빌려 와 "가공할 힘을 가진 범우주적 존재, 진정한 목적도 욕망도 없는 순수한 혼돈의 화신" 조부 투파키(Stephanie Hsu)에 의해 위기에 빠진 멀티버스와 가족을 구해야 하는 운명에 처하게 된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는 멀티버스를 소재로 한 영화이다. 영어로 우주를 나타내는 유니버스(universe)에서 접두사인 유니(uni)는 "단일"을 뜻하는데, 유니버스는 우리 우주가 유일한 우주이며 전체라는 생각을 담고 있다. 하지만 우리 우주 말고 다른 우주도 존재한다는 다중 우주론을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다. 미국의 물리학자 휴 에버렛 3세(Hugh Everett III)가 원자나 분자보다 작은 양자 분야의 구조와 역학을 연구하는 분야인 양자 역학의 이론을 바탕으로 1957년에 주장한 다세계 해석(many-worlds interpretation)에 따르면, 우주 공간 어디에 있든 양자에 대해서는 항상 두 가지 이상의 선택권이 주어지고 우주는 입자에 대해 부여된 선택권만큼 "평행 우주"로 쪼개진다. 따라서 한 가지의 선택을 할 때마다 우주는 그 선택의 이쪽과 저쪽, 두 개의 우주로 갈라지는 것이다.
러시아계 미국인 물리학자 안드레이 린데(Andrei Linde)는 1983년에 우리 우주가 다중 우주에 생긴 여러 개 비눗방울의 "거품(bubble)"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들과 같은 내용의 이야기들이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에서 알파 웨이먼드의 대사를 통해 언급된다. 알파 웨이먼드가 에블린에게 말한다. "당신은 사소한 결정들이 일생에서 얼마나 엄청난 차이를 만들 수 있는지를 간과하고 있어. 어떠한 작은 결정도 또 다른 분기된 우주를 만들고, ..."
또한, 알파 웨이먼드가 자신의 휴대폰에서의 멀티버스 지도를 에블린에게 보여 주며 말한다. "이게 당신 우주야. 무한한 거품 속을 떠다니는 기포 하나. ..."
과학에서 검증은 무척 중요한 요소다. 과학은 검증을 통해 사실로 밝혀지거나 잘못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발전한다. 하지만 다중 우주는 검증 자체가 불가능하다 보니 과학이 아니라 "거의 과학"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다중 우주를 소재로 한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이야기도 다중 우주론만큼이나 복잡하고 황당하기 그지없다. 알파 웨이먼드의 설명에 의하면, 알파버스에서의 위대한 에블린은 다른 우주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한 연구 중에 자신의 의식을 다른 우주의 자신과 일시적으로 연결하여 모든 기억과 기술, 감정까지 공유하는 방법을 찾아냈는데, 이를 버스 점핑이라고 한다. 알파버스의 수많은 젊은이들에게 버스 점프할 수 있도록 훈련을 시켰고, 그중에 특출한 아이가 있었는데 그 아이의 잠재력을 본 위대한 에블린은 그 아이의 한계 이상으로 그 아이를 몰아붙였다.
그 결과 조이의 정신은 산산이 부서졌고, 이제는 멀티버스의 무한한 지식과 힘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면서 모든 우주와 모든 가능성을 동시에 경험하고 있으며, 너무 많은 것들을 보고 경험한 조이는 객관적 진실에 대한 모든 믿음과 모든 도덕관념을 잃어버린 조부가 되고 말았다. 알파 웨이먼드는 알파버스에 악의 뿌리를 내리고 수많은 우주에 혼란을 일으키기 시작한 조부에 필적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 결국 에블린이 살고 있는 우주에 온 것이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이야기는 다중 우주론만큼이나 복잡하고 황당하지만, 영화의 이야기 속에서 과학과 종교, 철학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면서 결국에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주제인 인정(人情)과 사랑, 그리고 가족애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관객들에게 진한 감동을 전해 주는 영화이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원제목인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를 직역하면 "모든 것 모든 곳 동시에"인데,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는 1부 "모든 것 (Everything)", 2부 "모든 곳 (Everywhere)", 3부 "동시에 (All at Once)"의 총 3부로 나뉘어져 있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마지막에 영화의 제목과 함께 "天馬行空(천마행공)"이라는 자막이 나오는데, 천마행공은 천마가 하늘을 빠르게 달린다는 뜻으로, 사람의 재주가 비상함을 이르는 말이다. 에블린은 갑자기 나타난 알파 웨이먼드의 도움으로 버스 점핑을 통해 멀티버스의 모든 것과 모든 곳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비상한 재주를 가지게 된다.
각박한 세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세상일이 메마르고 부질없는 것으로 여겨지고 삶이 허무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리고 그때 다른 결정을 했었더라면 지금의 삶보다 더 나은 삶을 살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그때의 결정을 후회하기도 한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에서 웨이먼드를 따라 미국에 이민을 와 힘겹게 살아가던 에블린은 웨이먼드를 따라 미국에 가지 않는 선택을 한 후 유명 영화배우가 되어 화려한 삶을 살고 있는 또 다른 우주를 경험하게 된다.
조이도 자신과 베키를 인정해 주지 않는 에블린을 원망하면서 에블린만큼이나 삶이 허무하다. 조부(조이)는 자신의 모든 꿈과 희망, 자신의 옛날 성적표들, 모든 품종의 개들, 크레이그리스트에 올린 모든 개인 광고, 참깨, 양귀비 씨, 소금 등, 모든 것을 얹은 베이글을 만들고 베이글 속으로 빨려 들어가려 한다. 모든 것을 얹어 만든 둥근 모양의 베이글은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음, 온갖 경험적인 사물이나 사건이 공허하여 덧없음을 뜻하는 불교 철학의 "공(空)"을 상징한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를 보면 공을 상징하는 장면들이 많이 등장한다. 영화의 시작과 함께 에블린과 조이, 웨이먼드가 노래방 기계로 즐겁게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둥근 거울을 통해 보여 주는데, 마치 한때 즐거웠던 순간도 다 부질없음을 이야기하는 듯하다. 그리고 국세청에서 디어드리가 에블린에게 빨래방을 운영하면서 왜 노래방 기계를 사업 경비로 처리했는지 설명해 달라면서 영수증에 적혀 있는 "노래방 기계"와 "마이크"에 동그라미를 그리는 장면이 등장한다. 또한 조이가 원을 그리며 돌아가는 세탁기를 멍하게 바라보는 장면도 등장한다.
모든 것이 부질없다고 생각한 에블린은 결국 모든 것을 포기한 듯 조부를 따라 베이글에 빨려 들어가려는 순간에 생명체가 형성될 수 없는 환경 조건을 가진 우주로 버스 점프하여 돌이 된다. 에블린 돌이 옆에 있는 조부(조이) 돌에게 말한다. "조이. 모든 걸 망쳐서 미안해. ... 내가 너무 어리석었어."
그러자 조부(조이) 돌이 말한다. "우리 모두 어리석어. 하찮고 어리석은 인간들. ... 우리 역사에서 오랫동안 우리는 지구가 우주의 중심인 줄 알았어. 우린 이와 다르게 주장하는 사람들을 죽이고 고문했지. 사실은 지구가 태양을, 그것도 무수한 태양들 중 하나일 뿐인 태양 주위를 돌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기 전까지 말이야. ... 새로운 무언가를 발견할 때마다 생각나게 하지. (에블린 돌: 우린 하찮고 어리석다는 것을.) 다음엔 또 어떤 새로운 발견이 우리를 한층 더 하찮은 쓰레기로 느끼게 해 줄까?"
에블린이 영화배우가 된 우주에서 CEO가 된 웨이먼드가 에블린에게 말한다. "세상은 잔인하고 우리 모두는 쳇바퀴 돌 듯 살 뿐이라고 당신이 내게 말했지. 나도 알아. 나도 이 지구에서 당신이 산 만큼 살았어. ... 내가 좋은 면만 보기로 한 것은 내가 순진해서가 아니야. 그것이 전략이었고 필요한 것이었어. 그것이 바로 내가 모든 것을 품으며 살아남은 방법이었어."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에서 베이글과 대조를 이루는 것이 바로 장난감의 일종인 퉁방울눈이다. 베이글이 허무주의를 상징한다면 퉁방울눈은 개인으로서 인간의 주체적 존재성을 강조하는 실존주의 철학을 상징한다. 실존주의는 개인적이고 현실적이며 결코 상대화할 수 없는 인간의 실존 문제를 중시하고, 비인간화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각 개인의 주체적인 삶의 자세를 강조한다. 에블린 돌은 그저 돌일 뿐이었으나, 에블린 돌에 붙여진 퉁방울눈이 드러나면서 마치 실존하는 개인으로, 딸을 바라보는 엄마로 보이기 시작한다. 에블린 돌은 조부(조이) 돌에게 다가가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한다.
웨이먼드가 말한다. "모르겠어요. 내가 아는 것이라곤 인정을 베풀어야 한다는 거에요. 제발 인정을 베풀어요. 특히 우리가 혼란스러울 때."
웨이먼드의 말을 들은 에블린은 드디어 삶과 존재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 에블린은 퉁방울눈을 이마에 붙이고, 싸우는 대신 사람들에게 인정을 베푼다. 에블린이 이마에 붙인 퉁방울눈은 평소엔 보이지 않고 숨겨져 있다가 결정적인 깨달음이 있을 때 뜨게 되는, 인도 힌두교의 세 주신(비슈누, 브라흐마, 시바) 가운데 하나인 시바 신의 제3의 눈을 상징한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후반부에 에블린이 조이에게 말한다. "어쩌면 네 말대로 무언가가, 우리를 한층 더 하찮은 쓰레기로 느끼게 해 줄 새로 발견될 무언가가 있을지 모르지. 네가 이 모든 소란을 뚫고 날 찾아다닌 이유를 설명해 줄 무언가가, 그리고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내가 여전히 너와 함께 있고 싶은 이유를 설명해 줄 무언가가. 난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너와 함께 있고 싶어."
조이가 에블린에게 엄마는 무엇이든 될 수 있고 어느 곳이든 갈 수 있는데, 왜 엄마 딸이 지금의 이것보다 나은 다른 곳으로 가지 않느냐면서, 이곳은 어떤 것이 실제로 의미 있는 것도 한순간일 뿐인 곳이야라고 말하자, 에블린이 말한다. "그럼 난 그 한순간을 소중히 여길거야."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에서 에블린은 영화배우가 된 우주, 눈먼 오페라 가수가 된 우주, 요리사가 된 우주 등, 다양한 우주를 경험하게 되는데,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는 에블린이 경험하는 다양한 우주만큼이나 다양한 영화들을 패러디하여 관객들에게 재미를 주고 있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에서 알파버스에서의 아르브이(RV) 제어실의 장면은 워쇼스키 형제 감독의 '매트릭스 (Matrix, 1999)'를 연상시킨다. 또한 에블린이 이마에 검은 원을 그린 종이를 붙인 디어드리를 피해 국세청 사무실에서 이리저리 도망을 다니는 장면이나, 에블린에게 쏟아지는 총알이 멈추는 장면은 '매트릭스'의 장면들을 연상시킨다. 에블린이 영화배우가 된 우주에서 웨이먼드를 만나는 장면들은 왕가위 감독의 '화양연화 (花樣年華, 2000)'를 연상시키고, 핫도그 손가락을 가진 유인원이 정상적인 손가락을 가진 유인원을 죽이는, 사람들의 손가락이 핫도그인 우주의 기원을 보여 주는 장면은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 (2001: A Space Odyssey, 1968)'의 장면을 패러디하였으며, 에블린이 요리사가 된 우주에서의 장면들은 애니메이션 영화 '라따뚜이 (Ratatouille, 2007)'를 패러디하였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는 9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포함한 10개 부문에서 11개의 후보에 올라,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편집상을 포함한 7개 부문의 아카데미상을 수상하였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에서 에블린 왕을 연기한 양자경은 아시아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하였고, 디어드리 보비어드리를 연기한 제이미 리 커티스와, 조이 왕과 조부 투파키를 연기한 스테파니 수는 동시에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라, 제이미 리 커티스가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하였다. 또한, 어린 배우 시절에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인디아나 존스 - 마궁의 사원 (Indiana Jones and the Temple of Doom, 1984)'에서 쇼트 라운드(Ke Huy Quan)를, 리차드 도너 감독의 '구니스 (The Goonies, 1985)'에서 데이타(Ke Huy Quan)를 연기했던 키 호이 콴은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에서 웨이먼드 왕을 연기하여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하였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를 공동 연출한 다니엘 콴과 다니엘 쉐이너트 감독은 영화에 잠깐 출연도 하는데, 다니엘 쉐이너트 감독은 변태 지서장(Daniel Scheinert) 역으로 잠깐 출연하며, 다니엘 콴 감독은 웨이먼드를 따라 미국에 가지 않는 선택을 한 후 울면서 길을 걷는 에블린의 지갑을 빼앗는 노상강도와,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후반부에 조부가 만든 베이글에 빨려 들어가는 남자로 잠깐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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