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황제'는 청나라의 마지막 황제였던 부의(溥儀)의 파란만장한 일생을 그린,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영화이다. '마지막 황제'는 작품상을 포함, 감독상, 각색상, 촬영상, 편집상 등 9개 부문의 아카데미상을 수상했다.
'마지막 황제'는 1964년에 출간된 부의의 자서전 - 2006년에, 1964년에 출간된 자서전에서 빠졌던 16만자 분량의 내용이 들어간 새로운 자서전이 부의 출생 100주년 기념으로 출간되었다 - 인 '나의 전반기 인생 (我的前半生)' - 영어권에서는 '황제에서 시민으로 (From Emperor to Citizen)'란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 을 각색한 영화로, 비교적 정확한 중국의 역사적 사실들을 영화에서 보여 주고 있다.
'마지막 황제'는 부의(John Lone)가 소련에서 중국으로 송환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마지막 황제'는 부의가 전범 수용소에 수감되는 1950년에서 1959년에 특사로 풀려나 평범한 정원사로 생을 보내는 때까지의 이야기와, 3살의 나이로 청나라의 마지막 황제로 즉위한 1908년에서 만주에서 소련군의 포로가 되는 1945년까지의 이야기를 번갈아 가며 들려주고 있다.
부의(Richard Vuu)는 서태후(西太后)에 의해 겨우 3살의 나이로 청나라의 12대 황제, 선통제(宣統帝)에 오른다. 그러나 부의(Tijger Tsou)가 8살이 되던 1912년에, 손문(孫文)이 주도한 신해 혁명으로 수립된 중화 민국의 대통령이 된 원세개(袁世凱)의 압력으로 강제 퇴위되고, 이로서 청나라는 멸망한다. 하지만 원세개는 부의가 자금성에 계속 머무르는 것을 허락한다. '마지막 황제'에서 부의의 동생, 부걸(溥傑, Henry Kyi)이 부의에게 차에 타고 있는 저 사람이 공화국의 대통령이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는데, 차에 타고 있는 사람이 바로 원세개이다.
15살이 된 부의(Wu Tao)에게 영국인 교사가 생긴다. 레지날드 존스턴(Reginald Johnston, Peter O'Toole)이 부의의 교사로 임명된 1919년 5월은, 계속되는 군벌들의 내전과 북경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일어난 5.4 운동으로 중국이 혼란에 빠져 있던 때였다. 중화 민국의 대통령이 된 원세개는 황제 자리에 대한 욕심을 드러낸다. 이를 위해 일본의 지원이 필요했던 원세개는, 1915년에 중국에서 일본의 이권을 보장하는 내용의 일본의 21개조 요구를 대부분 수용하고, 마침내 중화 제국을 수립, 황제를 자칭한다. 하지만 중국 내의 엄청난 반발로 원세개는 1916년에 사임하고, 요독증 발병으로 같은 해에 사망한다. 원세개의 사망으로 원세개의 지지 기반이었던 북양 군벌은 여러 계파로 갈라져, 중국은 이른바 군벌 춘추 전국 시대로 접어든다. 레지날드 존스턴이 자금성으로 가는 영화의 장면에서 시위대의 플래카드에 적혀 있는 "취소이십일조(取消二十一條)"는 바로 원세개에 의해 수용된 일본의 21개조 폐기를 요구하는 문구이다.
1922년에 부의는 완용(婉容, Joan Chen)과 문수(文绣, Wu Jun Mei)를 아내로 맞아들인다. 성인이 된 부의는 만주인의 상징인 변발을 자르고, 부패한 환관들을 축출하는 등 자금성 내부의 개혁을 시도한다. 하지만 1924년에 군벌 풍옥상(馮玉祥)의 쿠데타로 자금성에서 쫓겨나, 일본 대사관으로 피신한다. 부의는 1925년에 천진에 있는 일본인 거주 지역으로 이동한다. 1931년에는 부의의 냉대에 상처를 받은 문수가 부의에게 이혼을 요구하고 부의 곁을 떠난다.
부의가 천진의 일본인 거주 지역에 머무는 동안에 중국은 장개석(蔣介石)이 이끄는 국민당이 군벌들을 타도하기 위해 북벌을 단행하고, 1927년 4월 12일에는 상해에서 공산당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을 단행하여, 1928년 말에 마침내 장개석의 국민당 아래 통일된다.
1931년, 일본 관동군은 만주를 중국 침략을 위한 병참 기지로 만들기 위해 만주를 침략하고, 만주에서의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부의를 황제로 추대해, 만주국이라는 괴뢰 국가를 세운다. 일본의 침략에 대항해야 한다는 중국 내 여론에도 불구하고, 장개석은 공산당의 잔존 세력을 제거하기 위한 군사 작전을 계속하는데, 이로 인해 중국 내 국민당에 대한 지지가 떨어지고, 공산당이 세력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된다. '마지막 황제'에서도 부의가, 중국을 배반하고 일본에 이용만 당하는 것이라고 만주국의 황제가 되려는 자신을 말리는 진보침(陳寶琛, Victor Wong)을 향해 중국은 일본의 만주 침략을 막지 않았다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부의는 진보침과 아내 완용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만주국의 황제, 강덕제(康德帝)가 된다.
일본의 꼭두각시가 되어가는 남편을 보면서 외로움을 느끼는 완용은 결국 아편에 손을 대고, 운전수와 간통하여 사생아를 낳는다. 일본은 이를 이용하여, 일본의 간섭에서 벗어나 만주국을 독립 국가로 만들려는 부의를 압박한다. '마지막 황제'에서는 완용은 운전수의 사생아를 낳고, 일본인들이 사생아를 죽이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2006년에 출간된 부의의 자서전에서는, 완용은 일본 군관의 사생아를 낳았고, 일본인들로부터 이 사실을 숨기기 위해 부의가 아이를 아궁이에다 던져 죽였다고 되어 있다 - 1964년에 출간된 부의의 자서전에서는 이 이야기가 빠져 있다.
마침내 제2차 세계 대전이 일본의 패전으로 끝이 나고, 부의는 일본으로 탈출하려다 소련군에게 잡혀 포로가 된다. 부의가 전범 수용소에서 특사로 풀려난 1959년의 중국은, 모택동(毛澤東)의 공산당이 장개석의 국민당을 몰아내고 중화 인민 공화국이 수립된 상태였다. 부의는 평범한 정원사로 1967년에 생을 마감한다.
부의는 전범 수용소에서 특사로 풀려나 평범한 정원사로 생을 마감하는 마지막 9년을 제외하고는 황제였음에도 일생을 자기의 의지대로 살지 못했던 인물이다.
3살 때부터 자기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부모와 떨어져 살아야 했고, 자금성에 갇혀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부고에도 어머니에게 가보지도 못하고 혼자서 슬퍼해야 했고, 그토록 벗어나고 싶었던 자금성을 강제로 쫓겨나서야 벗어난다. 다시 황제가 되지만 만주국의 황궁에 갇혀 일본의 꼭두각시로 전락하고, 일본의 꼭두각시에서 풀려나자 전범 수용소에 갇히는 신세가 된다. '마지막 황제'는 이러한 부의의 기구한 일생이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아름다운 영상 위에 펼쳐지는 영화이다.
'마지막 황제'는 중국 정부가 자금성에서의 영화 촬영을 허락한 최초의 영화이다. '마지막 황제'의 촬영으로 당시 중국을 방문 중이던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가 자금성을 방문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마지막 황제'는 9개 부문의 아카데미상을 수상했지만, 연기상 부문은 후보에도 오르지 못했다. 주연 배우들의 무게감이 다소 떨어지는데, 레지날드 존스턴 역의 피터 오툴이 이를 보충해주고 있다. '마지막 황제'의 음악을 담당한 류이치 사카모토는 아마카수(甘粕正彦, Ryuichi Sakamoto) 역으로 영화에 출연도 했다. 류이치 사카모토의 'Rain (I Want a Divorce)'은 우리나라의 어느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많이 사용했던 곡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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