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얼티메이텀 (The Bourne Ultimatum, 2007)

제이슨 본(Matt Damon)이 모스크바에서 사라진 지 6주 후. 영국 가디언지의 기자 사이몬 로스(Paddy Considine)가 누군지 알 수 없는 정보원의 도움으로 블랙브라이어 프로그램 - 블랙브라이어는 이미 '본 아이덴티티 (The Bourne Identity, 2002)'에서 워드 애보트(Brian Cox)를 통해 언급되었다 - 에 대한 기사를 쓰고 있다는 사실이 블랙브라이어 프로그램 작전 책임자인 노아 보슨(David Strathairn) CIA 부국장에게 보고된다.

한편, 사이몬 로스가 쓴 자신에 대한 기사를 본 제이슨 본은 사이몬 로스에게 전화를 걸어 워털루 역에서 만나자고 한다. 워털루 역에서 사이몬 로스를 만난 제이슨 본은 사이몬 로스로부터 트레드스톤을 업그레드한 블랙브라이어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제이슨 본이 사이몬 로스와 함께 있는 것을 CCTV로 확인한 노아 보슨은 암살 요원 파즈(Edgar Ramirez)에게 제이슨 본과 사이몬 로스를 암살하라는 지령을 내린다. 결국 사이몬 로스가 파즈에 의해 살해된다. 제이슨 본은 살해된 사이몬 로스의 가방에서 꺼낸 수첩을 통해 사이몬 로스의 정보원이 마드리드 지국장 닐 다니엘스(Colin Stinton)라는 것을 알아내고 마드리드로 향한다.

사이몬 로스가 피살되었다는 뉴스를 보고 신변의 위협을 느낀 전 블랙브라이어 훈련 책임자 닐 다니엘스는 탕헤르로 도주한다. 닐 다니엘스 대신 또다시 니키 파슨스(Julia Stiles)를 만난 제이슨 본은 니키 파슨스와 함께 닐 다니엘스가 도주한 탕헤르로 간다. 닐 다니엘스가 탕헤르로 도주한 사실을 안 노아 보슨은 암살 요원 데쉬(Joey Ansah)에게 닐 다니엘스를 암살하라는 지령을 내리고, 데쉬는 폭탄으로 닐 다니엘스를 암살한다. 니키 파슨스를 안전한 곳으로 보낸 제이슨 본은 폭탄으로 타 버린 닐 다니엘스의 소지품에서 뉴욕의 주소를 발견한다. 제이슨 본은 제이슨 본이 시작된 곳이자, 제이슨 본 이야기의 종착지인 뉴욕으로 향한다.

'본 얼티메이텀'도 로버트 루들럼의 동명의 소설이 원작인 영화이지만, 영화의 이야기는 원작 소설의 이야기와는 아주 많이 다르다. '본 얼티메이텀'도 이야기보다는 화려한 액션에 치중하고 있다. '본 얼티메이텀'은 형식이나 기술적인 면에서 전편인 '본 슈프리머시 (The Bourne Supremacy, 2004)'와 크게 달라진 건 없다. '본 슈프리머시'에 이어 '본 얼티메이텀'을 연출한 폴 그린그래스 감독은 '본 얼티메이텀'에서도 근접 촬영과 핸드 헬드 카메라(hand-held camera) 촬영 기법으로 현장감을 높인 박진감 넘치는 액션 장면들을 보여 준다.

'본 얼티메이텀'은 영화가 시작하자 마자 끝날 때까지 잠시도 화면에서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숨막히는 긴장감을 지속시킨다. 특히 워털루 역에서 사이몬 로스를 두고 제이슨 본과, 노아 보슨이 현장에 투입한 요원들의 쫓고 쫓기는 추격 장면과, 탕헤르에서 제이슨 본이 데쉬에게 쫓기는 니키 파슨스를 구하러 가는 장면은 최고의 긴장감을 주는 장면들이다.

제이슨 본은 '본 슈프리머시'에 이어 '본 얼티메이텀'에서도 자신의 신원과 함께 인간성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과거 자신이 암살한 사람들에 대해서 죄책감을 느끼고 있는 제이슨 본은 자신을 제거하려 한 파즈를 살려 준다. 제이슨 본은 SRD 빌딩 옥상에서 다시 마주친 파즈가 자신에게 총을 겨누자 파즈에게 말한다. "저들이 널 어떻게 만들어 놓았는지를 봐."

이 대사는 '본 아이덴티티'에서 제이슨 본을 제거하라는 지령을 받고 제이슨 본 앞에 나타난 트레드스톤 소속 요원 교수(Clive Owen)가 제이슨 본의 총을 맞고 죽기 직전에 제이슨 본에게 해준 말이다. '본 아이덴티티'를 볼 때는 교수가 한 이 말을 이해하지 못했었는데, 아마 교수도 제이슨 본처럼 살인에 회의를 느끼고 있었던 듯하다.

'본 얼티메이텀'에서는 두 명의 원로 배우가 출연하고 있는데, 스콧 글렌이 CIA 국장 에즈라 크래이머(Scott Glenn) 역으로, 앨버트 피니가 알버트 허쉬 박사(Albert Finney) 역으로 출연하고 있다.

'본 얼티메이텀'은 액션 영화로는 드물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편집상, 음향상, 음향편집상의 3개 부문의 아카데미상을 수상했다.

5년 뒤에 '본 아이덴티티', '본 슈프리머시', '본 얼티메이텀'의 각본을 쓴 토니 길로이가 각본을 쓰고 연출까지 한 '본 레거시 (The Bourne Legacy, 2012)'가 나온다. '본 레거시'의 주연은 맷 데이먼이 아닌 제레미 레너이다. '본 레거시'는 에릭 반 러스트베이더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데, 에릭 반 러스트베이더는 '본 아이덴티티', '본 슈프리머시', '본 얼티메이텀'의 원작자인 로버트 루들럼이 죽은 뒤에 '본 레거시 (The Bourne Legacy)'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7권의 본 시리즈를 썼다. 영화도 계속해서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