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서 펜 감독의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Bonnie and Clyde, 1967)'의 등장과 함께 1967년부터 시작된 "아메리칸 뉴 시네마(American New Cinema)" 또는 "뉴 할리우드(New Hollywood)" 시대의 영화들의 공통된 이야기의 주제는 반권위주의다. "뉴 할리우드" 시대의 영화들 중 스튜어트 로젠버그 감독의 '폭력탈옥'은 가장 직설적인 반권위주의적 이야기를 다룬 영화이다. 결코 해석하기 어렵지 않은 상징적인 장면과 이야기들로 가득한 '폭력탈옥'은 형무소에 수감된 영화의 주인공 루크(Paul Newman)가 탈옥을 시도하면서 독선적인 형무소 소장(Strother Martin)의 권위과 형무소의 불합리한 통제 체계에 반항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결코 체제 순응적 인간은 아닌 루크는 군대에서 은성 훈장과, 청동 성장, 두 개의 퍼플 하트 훈장을 타고 하사관까지 진급한 전쟁 영웅이지만, 무슨 연유인지 다시 말단 병사로 제대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술에 취해 주차 미터기들을 부수고 사회에 반항한 죄로 경찰에 체포되어 형무소에 수감된 루크는 바깥 세상보다 한층 더 엄격하고 복잡한 규율로 다스려지는 형무소의 통제 체계에 당연히 반항한다. 루크는 제일 먼저 죄수들의 리더인 덩치 큰 드래그라인(George Kennedy)과 갈등을 빚고, 결국 드래그라인과의 권투 시합에서 드래그라인을 힘이 아닌 악으로 이겨 죄수들의 우상이 된다.

루크는 어머니 아레타(Jo Van Fleet)가 죽었다는 전보를 받고 슬픔에 잠긴다. 하지만 형무소 소장은 루크가 어머니의 장례식에 가기 위해 탈옥할 것을 우려하여 아무런 잘못도 저지르지 않은 루크를 독방에 감금한다. 소장의 부당한 처사에 루크는 탈옥을 감행하면서 소장의 권위에 반항한다. 루크는 탈옥 중 체포되어 다시 형무소에 들어오지만 또다시 탈옥을 시도한다.

'폭력탈옥'은 루크를 예수처럼 묘사하고 있다. 독선적인 형무소 소장의 권위와 불합리한 형무소의 통제 체계에 반항하는 루크는 형무소에 수감된 죄수들의 구원자이다. '폭력탈옥'에서 루크를 예수처럼 묘사한 가장 대표적인 장면이 루크가 1시간 안에 50개의 삶은 달걀을 먹겠다고 죄수들과 내기를 하는 장면이다. 드래그라인이 루크에게 35개나 39개도 아니고 왜 50개냐고 묻자 루크가 대답한다. "50이 마음에 들어."

루크가 택한 숫자 50은 바로 형무소에 수감된 죄수들의 수와 같다. 그리고 달걀은 보통 예수의 부활을 상징한다. 루크가 50개의 삶은 달걀을 먹는 것은 인간들의 죄를 지고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처럼 죄수 50명의 죄를 루크 자신이 진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내기를 하는 도중에 배가 불러 고통스러워 하는 루크가 드래그라인의 부축을 받고 걸으면서 운동을 하는 장면은 십자가를 지고 처형장으로 향하는 예수를 연상시킨다. 1시간 안에 50개의 삶은 달걀을 먹고 결국 내기에서 이긴 루크는 얼굴에 미소를 띤 채 테이블에 마치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처럼 누워 있다.

루크는 어머니가 죽었다는 전보를 받고 노래를 부르면서 슬픔을 달래는데, 루크가 부르는 노래는 플라스틱으로 된 성모 마리아상에서 위안을 찾는다는 내용의 'Plastic Jesus'로, 자신의 어머니를 성모 마리아에 빗대고 있다.

'폭력탈옥'의 마지막에 또다시 탈옥을 한 루크가 교회에서 기도를 하는 장면은 자신의 죽음을 예언하고 십자가에 못 박히기 전에 겟세마니에서 밤을 새워 기도한 예수를 연상시킨다.

'폭력탈옥'에서 형무소 소장이 탈옥 중 체포되어 다시 형무소에 들어온 루크를 구타하고, 다른 죄수들을 향해 내뱉는 대사는 유명하다. "우리의 당면 문제는 의사소통의 실패다."

이 대사는 '폭력탈옥'의 마지막에 한번 더 나오는데, 탈옥을 한 루크가 교회에서 보스 갓프레드(Morgan Woodward)의 총을 맞기 직전에 이 대사를 내뱉는다.

"What we've got here is failure to communicate."

(우리의 당면 문제는 의사소통의 실패다.)

 

'폭력탈옥'에서 루크 역의 폴 뉴먼의 연기는 인상적이다. 특히 폴 뉴먼의 미소는 정말 매력적이다. 드래그라인과 권투 시합을 한 날 밤에 죄수들과 카드 게임을 하는 장면에서 뻥 카드로 이긴 루크가 그 매력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종종 빈 손이 진정 멋진 손(cool hand)일 수도 있지."

폴 뉴먼은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은 하지 못했다. 조지 케네디는 드래그라인 역으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데니스 호퍼와 해리 딘 스탠튼이 각각 바불루게츠(Dennis Hopper)와 트램프(Dean Stanton) 역으로 출연하고 있다.

Posted by unforgett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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