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왕의 부하들'은 신문 기자인 잭 버든(John Ireland)의 관점에서 한 정치가의 타락과 몰락을 보여주는 영화이다. 진실한 민중 운동가였던 윌리 스탁(Broderick Crawford)은 권력에 대한 욕심으로 온갖 비리를 저질러 주지사로 당선되고, 정치계에 들어서자 더욱 부패한 정치가가 되어간다.
'모두가 왕의 부하들'은 1946년에 발표된 퓰리처 수상작인 로버트 펜 워런의 동명의 소설을 로버트 로센 감독이 각색하고 연출까지 한 영화이다. 로버트 로센 감독은 '모두가 왕의 부하들'로 감독상과 각색상의 2개 부문의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르지만 수상은 하지 못한다. 소설과 영화 모두 잭 버든의 관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된다는 점은 같지만, 잭 버든을 이야기의 중심 인물로 설정한 소설과는 달리, 영화에서는 윌리 스탁을 이야기의 중심 인물로 설정하여 한 인간의 권력욕과, 이로 인해 타락해가는 이야기에 좀 더 중점을 두고 있다. - 소설을 읽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잭 버든을 이야기의 중심 인물로 설정한 소설은 영화와 어떻게 다른지 잘 모르겠다. 역시 보지는 못했지만, 2006년에 스티븐 자일리언 감독이 연출한 '올 더 킹즈 맨 (All the King's Men, 2006)'의 이야기가 소설에 좀더 가깝다고 하는데, 연출과 함께 각색까지 담당한 스티븐 자일리언 감독은 로버트 로센 감독의 '모두가 왕의 부하들'을 일부러 보지 않았다고 한다.
'모두가 왕의 부하들'은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영화이긴 하지만, 고전 영화로 불려질 정도로 작품성이 뛰어난 영화는 아니다. 관객들에게 감동을 불러일으킬 만한 특별한 이야기나 장면 없이 조금은 무미 건조하게 영화가 전개된다. 하지만 진실한 민중 운동가에서 부패한 정치가로 변해가는 윌리 스탁 역의 브로데릭 크로포드의 연기는 인상적이다. 브로데릭 크로포드는 윌리 스탁 역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다. '모두가 왕의 부하들'은 작품상, 남우주연상과 함께, 새디 버크(Mercedes McCambridge) 역의 메르세데스 맥캠브리지가 여우조연상을 수상하여 3개 부문의 아카데미상을 수상한다.
난 '모두가 왕의 부하들'을 5년 전에 처음 보았는데, 당시에는 정치에 관련된 뉴스를 본 적이 거의 없을 정도로 정치에는 관심이 없었는데다,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답지 않게 영화의 작품성마저 기대 이하라 별로 흥미를 느끼지 못했었다. 그러나 최근에 다시 볼 때는 꽤 흥미롭게 보았는데, 물론 동서 고금을 막론하고 정치인과 정치계는 부패의 상징처럼 사람들에게 인식이 되어 있어서, 윌리 스탁과 같은 인물이나, '모두가 왕의 부하들'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새삼스럽지도 않지만, 그래도 '모두가 왕의 부하들'의 이야기들이 현재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건들과 굉장히 흡사하다는 생각에 꽤 흥미로웠다.
윌리 스탁은 온갖 비리를 저지르고, 자신에게 유리하게 여론을 형성하여 결국 주지사로 당선된다. 주지사가 되자 곧바로 공직을 물갈이하고, 자신에게 필요한 법안들을 주를 위한 법안들이라 우기고 무리하게 통과시킨다. 도로, 학교, 댐, 풋볼 경기장, 병원을 지어 대중의 환심을 사고, 뒤로는 온갖 부정한 행위들을 저지르면서 자신의 권력을 탄탄히 한다.
윌리 스탁의 부정한 행위들을 참지 못한 법무장관 몬티 스탠턴(Raymond Greenleaf)은 법무장관직을 사임하고, 윌리 스탁의 부정한 행위들을 고발한다. 이로 인해 윌리 스탁에 대한 탄핵 재판이 열리게 된다. 윌리 스탁은 자신에 대한 탄핵안을 부결시키기 위해 잭 버든으로 하여금 몬티 스탠턴의 과거의 행적들을 샅샅히 뒤져 몬티 스탠턴의 결점을 찾게 하고, 이를 이용하여 자신에 대한 탄핵안에 반대하도록 몬티 스탠턴에게 압력을 가한다. 이를 견디지 못한 몬티 스탠턴은 결국 자살을 택한다.
이렇듯 '모두가 왕의 부하들'의 이야기들이 요즘 우리나라 신문 기사에서 접하게 되는 이야기들과 정말 비슷하다. 다른 점이 하나 있다면, '모두가 왕의 부하들'의 마지막 장면에서 윌리 스탁이 아담 스탠턴(Shepperd Strudwick)의 총에 맞아 죽으면서도 말을 하지만, 윌리 스탁은 그래도 - 물론 그 과정이 아주 잘못되긴 했지만 - 자기 세상을 만들려고 한 자기 철학이라도 가지고 있는 인물이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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