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비안의 해적 : 블랙펄의 저주'는 디즈니랜드(Disneyland)의 여러 작은 테마 파크들 중 하나인 "캐리비안의 해적"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액션 판타지 어드벤처 영화이다. '캐리비안의 해적 : 블랙펄의 저주'의 각본을 쓴 테드 엘리엇과 테리 로지오는 "캐리비안의 해적" 테마 파크에서 보여 주는, 인형들과 소품들로 연출된 여러 재미있는 상황들과, 이와 함께 들려주는 판타지적 이야기들에 착안하여, 기존의 해적 영화 이야기들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해적 영화 이야기를 창조했다. 해적 영화 하면 으레 생각나는, 해적들이 보물섬을 찾으러 다니는 진부한 이야기에서 벗어나, 보물 때문에 저주에 걸린 해적들이 저주를 풀기 위해 보물을 찾으러 다닌다는 전혀 색다른 해적들의 이야기와, 할리우드의 특수효과가 가미된 판타지적인 이야기는 '캐리비안의 해적 : 블랙펄의 저주'를 꿈과 환상의 나라 디즈니랜드에서 나온 영화다운 영화로 만들어 주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캐리비안의 해적 : 블랙펄의 저주'를 보면, 영화의 이야기 구조가 획기적일 정도로 짜임새가 있다거나, 특수효과가 아주 화려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하지만 재미는 있다. 조금은 느슨한 이야기 구조와 화려하지 않은 특수효과에도 불구하고 '캐리비안의 해적 : 블랙펄의 저주'가 재미있는 이유는, 재미있는 캐릭터들과, 이에 걸맞는 배우들의 연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정말 '캐리비안의 해적 : 블랙펄의 저주'는 아무리 단순한 오락 영화라 하더라도 영화의 캐릭터와 배우의 연기가 영화를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영화이다. 특히 영화의 주인공인 선장 잭 스패로우(Johnny Depp) 역의 조니 뎁의 연기는 '캐리비안의 해적 : 블랙펄의 저주'가 오락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를 정도로 영화의 전체적인 흐름을 이끌어 가고 있다. 조니 뎁은 항상 술에 취한 듯한 행동과 부정확한 발음의 말투에 능청스럽고 엉뚱하기까지 한, 독특하고 재미있는 캐릭터를 창조하여 '캐리비안의 해적 : 블랙펄의 저주'의 느슨한 이야기 구조의 빈 틈을 확실하게 메워 주고 있다. 선장 잭 스패로우 외에도 윌 터너(Orlando Bloom)와 홍일점 엘리자베스 스완(Keira Knightley), 그리고 저주에 걸린 블랙펄의 선장 바르보사(Geoffrey Rush)와 선원인 핀텔(Lee Arenberg)과 라게티(Mackenzie Crook) 등도 각자 개성 있는 캐릭터로 영화의 재미를 더해 주고 있다.

'캐리비안의 해적 : 블랙펄의 저주'는 재미있는 캐릭터들과, 이들이 엮어가는 엉뚱하고 재미있는 대사들과 상황들로 테마 파크에서나 느낄 수 있을 법한 재미와 즐거움을 관객들에게 선사하고 있다. 특히 보물이 쌓여져 있는 이슬라 데무에르타(Isla de Muerta) - 죽음의 섬이란 뜻의 스페인어이다 - 의 동굴 속에서 벌어지는 재미있는 장면들은 관객들로 하여금 직접 "캐리비안의 해적" 테마 파크의 배를 타고 물이 흐르는 트랙을 따라 가면서 인형들과 소품들로 연출된 재미있는 상황들을 구경하고 있는 듯한 느낌마저 들게 한다.

'캐리비안의 해적 : 블랙펄의 저주'의 뜻하지 않은 흥행 성공으로, 2006년 '캐리비안의 해적 : 망자의 함 (Pirates of the Caribbean: Dead Man's Chest, 2006)'에 이어 2007년에는 '캐리비안의 해적 : 세상의 끝에서 (Pirates of the Caribbean: At World's End, 2007)'이 나오면서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 3부작이 완성된다.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 3부작을 보면서 유의해야 할 점은 출연 배우들과 스태프들을 알리는 마지막 자막이 올라간다고 해서 영화가 끝났다고 생각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마지막 자막 뒤에 숨겨져 있는 재미있는 장면도 놓치지 않았으면 한다.

Posted by unforgett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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