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의 3편인 '캐리비안의 해적 : 세상의 끝에서'는 전편인 '캐리비안의 해적 : 망자의 함 (Pirates of the Caribbean: Dead Man's Chest, 2006)'과 동시에 제작되었다. '캐리비안의 해적 : 세상의 끝에서'의 이야기는 '캐리비안의 해적 : 망자의 함'의 이야기와 이어져 있어서 '캐리비안의 해적 : 세상의 끝에서'가 주는 재미를 제대로 즐기려면 '캐리비안의 해적 : 망자의 함'과 1편인 '캐리비안의 해적 : 블랙펄의 저주 (Pirates of the Caribbean: The Curse of the Black Pearl, 2003)'를 먼저 보아야 한다.
'캐리비안의 해적 : 세상의 끝에서'에는 '캐리비안의 해적 : 망자의 함'의 주요 캐릭터들 외에 두 명의 주요 캐릭터가 더 등장한다. 홍콩의 세계적인 스타 주윤발이 연기한 싱가폴의 해적 영주 사오펭(Chow Yun-Fat)이 새로이 등장하고, '캐리비안의 해적 : 블랙펄의 저주'에서 선장 잭 스패로우(Johnny Depp)의 총을 맞고 죽은 선장 바르보사(Geoffrey Rush)가 다시 등장 - '캐리비안의 해적 : 망자의 함'의 마지막에 잠깐 등장하기도 했다 - 한다.
유령선 플라잉 더치맨과 선장 데비 존스(Bill Nighy)를 자신의 지휘 하에 두기 위해 데비 존스의 심장이 든 함을 손에 넣은 동인도 회사의 커틀러 베켓(Tom Hollander)은 플라잉 더치맨을 앞세워 본격적으로 해적들을 소탕하고 바다를 독점, 지배할 야욕을 드러낸다. 선장 바르보사와 윌 터너(Orlando Bloom), 엘리자베스 스완(Keira Knightley) 일행은 플라잉 더치맨과 커틀러 베켓의 함대에 맞서기 위해 해적 연맹의 아홉 영주들을 소집하고, '캐리비안의 해적 : 망자의 함'에서 바다 괴물 크라켄에 먹혀 저승인 데비 존스의 로커(Davy Jones's Locker)에 갇혀 있는 아홉 영주들 중 하나인 선장 잭 스패로우와, 플라잉 더치맨에 대적할 수 있는 유일한 배, 블랙펄을 구해 오기 위해 데비 존스의 로커로 가는 해도를 갖고 있는 사오펭이 있는 싱가폴에 온다.
사오펭으로부터 해도와 선박을 구한 선장 바르보사와 윌 터너, 엘리자베스 스완 일행은 데비 존스의 로커로 직접 가서, 선장 잭 스패로우와 블랙펄을 무사히 이승으로 데리고 나오는데 성공한다.
드디어 쉽렉 만에서 해적 연맹 회담이 열리게 되고, 해적 연맹은 플라잉 더치맨의 공격으로 죽은 사오펭에 이어 싱가폴의 해적 영주가 된 엘리자베스 스완을 중심으로 플라잉 더치맨과 커틀러 베켓의 함대에 맞서 싸우기로 결정을 내린다.
'캐리비안의 해적 : 세상의 끝에서'는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 3부작의 대미를 장식하는 영화인 만큼 시리즈 중 가장 재미있고 유쾌하다. 관객들이 '캐리비안의 해적 : 세상의 끝에서'로부터 재미와 유쾌함을 느끼는 이유는 해적 연맹이 자신들이 열세라는 것을 알면서도 자신들을 지배하려는 플라잉 더치맨과 커틀러 베켓의 함대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에서 관객들이 은연중에 "자유"를 느끼기 때문이다. 커틀러 베켓을 연기한 톰 홀랜더는 '캐리비안의 해적 : 세상의 끝에서'에서의 동인도 회사를 현대 사회에 비유했다. '캐리비안의 해적 : 세상의 끝에서'가 흥행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현대 사회를 벗어나 자유를 만끽하고 싶은 현대인의 심리를 자극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캐리비안의 해적 : 세상의 끝에서'의 압권이라고 할 수 있는, 블랙펄과 플라잉 더치맨이 바다의 여신 칼립소(Naomie Harris)가 바다에 일으킨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결전을 벌이는 장면은 영화의 유쾌함을 더해주고 있다. 또한 이 장면에서 '캐리비안의 해적 : 망자의 함'보다도 한층 더 향상된 특수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캐리비안의 해적 : 세상의 끝에서'에서 특기할 만한 점은 쉽렉 만에서 열리는 해적 연맹 회담장에 깜짝 등장하는 해적 법률 위원장이자, 선장 잭 스패로우의 아버지인 선장 티그(Keith Richards)를, 전설적인 록 그룹 롤링 스톤즈(The Rolling Stones)의 유명한 기타리스트 키스 리차드가 연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영화에서도 기타를 들고 있는 선장 티그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 4편 '캐리비안의 해적 : 낯선 조류 (Pirates of the Caribbean: On Stranger Tides, 2011)'가 발표 날짜를 내년 5월 20일로 잡고 한창 제작 중에 있다고 한다. 감독은 고어 버빈스키 감독 대신 '시카고 (Chicago, 2002)'의 롭 마셜 감독이 맡고,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 3부작의 주요 캐릭터인 윌 터너와 엘리자베스 스완은 빠졌지만, 잭 스패로우는 그대로 나온다고 한다.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관객들의 기대에 부응한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 벌써부터 '캐리비안의 해적 : 낯선 조류'가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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