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비안의 해적 : 블랙펄의 저주 (Pirates of the Caribbean: The Curse of the Black Pearl, 2003)'의 뜻하지 않은 흥행 성공으로 두 편의 속편이 동시에 제작되는데, 2006년에 '캐리비안의 해적 : 망자의 함'이 제작되고, 2007년에 '캐리비안의 해적 : 세상의 끝에서 (Pirates of the Caribbean: At World's End, 2007)'가 제작된다. 두 편 모두 '캐리비안의 해적 : 블랙펄의 저주'의 출연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그대로 제작에 참여했다.

'캐리비안의 해적 : 망자의 함' 역시 '캐리비안의 해적 : 블랙펄의 저주'와 마찬가지로, 짜임새 있는 영화의 이야기로부터 오는 재미는 없는 영화이다. 더군다나 '캐리비안의 해적 : 망자의 함'의 이야기는 '캐리비안의 해적 : 세상의 끝에서'의 이야기와 이어져 있어서, '캐리비안의 해적 : 망자의 함'만 놓고 본다면, '캐리비안의 해적 : 망자의 함'의 이야기는 결론도 없고, 개연성도 없는, 단지 영화의 캐릭터들이 겪는 온갖 모험과 사건들의 나열일 뿐이다. '캐리비안의 해적 : 블랙펄의 저주'처럼 '캐리비안의 해적 : 망자의 함'도 재미있는 캐릭터들과 이들이 엮어가는 엉뚱하고 재미있는 대사들과 상황들, 그리고 특히 '캐리비안의 해적 : 블랙펄의 저주'에 비해서 월등하게 향상된 특수효과 장면들이 이야기 구조의 엉성함을 덮고 있다.

'캐리비안의 해적 : 블랙펄의 저주'에 이어 '캐리비안의 해적 : 망자의 함'에서도 선장 잭 스패로우(Johnny Depp)의 매력은 여전하다. '캐리비안의 해적 : 블랙펄의 저주'에서 순진하고 조금은 약한 모습으로 나왔던 윌 터너(Orlando Bloom)와 엘리자베스 스완(Keira Knightley)은 '캐리비안의 해적 : 망자의 함'에서는 훨씬 강해지고 조금은 비열해진, 해적의 모습으로 업그레이드되어 선장 잭 스패로우와 함께 영화의 흐름을 이끌어 가고 있다. 그리고 '캐리비안의 해적 : 블랙펄의 저주'에서 관객들에게 웃음을 주었던 멍청한 두 해적 핀텔(Lee Arenberg)과 라게티(Mackenzie Crook)도 업그레이드되어 관객들에게 더 큰 웃음을 주고 있다. 또한 새로운 캐릭터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유령선 플라잉 더치맨의 선장 데비 존스(Bill Nighy), '캐리비안의 해적 : 블랙펄의 저주'에서도 언급이 된 윌 터너의 아버지 부스트랩 빌 터너(Stellan Skarsgard), 해적을 소탕하고 캐리비안을 독점, 지배하려는 동인도 회사의 커틀러 베켓(Tom Hollander), 그리고 점쟁이 주술사 티아 달마(Naomie Harris) 등이 새로이 등장하여 영화의 재미를 더해 주고 있다.

'캐리비안의 해적 : 망자의 함'은 바다와 관련된 전설이나 신화를 영화에 끌어들여 관객들에게 흥미를 주고 있는데, 데비 존스(Davy Jones), 데비 존스의 로커(Davy Jones's Locker) - 데비 존스의 로커는 '캐리비안의 해적 : 블랙펄의 저주'에서 윌 터너를 통해 이미 언급이 되었다 - , 플라잉 더치맨(Flying Dutchman), 크라켄(Kraken), 그리고 '캐리비안의 해적 : 세상의 끝에서'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칼립소(Calypso) 모두 유명한 전설이나 신화를 근거로 하고 있다 - 영한 사전에도 나온다.

또한 영국 제국주의의 앞잡이 역할을 했던 역사적인 동인도 회사를 영화에 끌어들여, 전설이나 신화에 바탕을 둔 이야기와 역사적 사실에 바탕을 둔 이야기를 결합하여 관객들에게 흥미를 주고 있다.

'캐리비안의 해적 : 망자의 함'에서의 특수 효과는 '캐리비안의 해적 : 블랙펄의 저주'의 것보다 훨씬 향상되었다. 데비 존스와 플라잉 더치맨, 그리고 플라잉 더치맨의 선원들이 나오는 장면들과, 특히 '캐리비안의 해적 : 망자의 함'의 압권인 거대한 바다 괴물 크라켄과의 사투 장면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캐리비안의 해적 : 망자의 함' 역시 '캐리비안의 해적 : 블랙펄의 저주'와 마찬가지로 출연 배우들과 스태프들을 알리는 마지막 자막 뒤에 숨겨진 장면이 있다.

Posted by unforgett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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