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사인 조니 그레이(Buster Keaton)는 자신의 삶에서 사랑하는 것이 두 가지 있다. 바로 자신이 모는 증기 기관차 "제너럴"과, 사랑하는 여자 친구 애너벨 리(Marion Mack)이다. 조니는 남북전쟁이 발발하자 남군에 입대하려 하지만, 늙은 모병관 - 영화의 후반부에서는 남부 장군(Frederick Vroom)으로 나온다 - 은 조니가 기관사로 일할 때 더 가치가 있다는 이유로 조니의 입대를 거절한다. 애너벨은 입대를 거절당한 이유를 말하지 못하는 조니를 겁쟁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당신이 군복을 입기 전까지는 다시는 당신과 말을 하지 않겠어요."
1년 후. 채터누가 북쪽의 북군 야영지. 대처 장군(Jim Farley)의 최고 첩자인 앤더슨 대위(Glen Cavender)가 대처 장군에게 10명의 정예군과 함께 민간인으로 위장하여 남부에 침투, 기차를 탈취하고, 북쪽으로 달리면서 모든 다리들을 불태워 적군의 보급로를 끊는 계획을 설명한다. 앤더슨 대위는 "제너럴"을 탈취하는 과정에서 기차에 타고 있던 애너벨도 납치한다. "제너럴"을 탈취당한 조니는 뛰어서, 수동차를 타고, 자전거를 타고 다음 역으로 가서, 그곳에 정차해 있던 다른 증기 기관차인 "텍사스"를 타고 "제너럴"을 추격한다.
'제너럴'의 이야기는 영화의 전반부와 후반부가 대칭을 이루고 있다. 전반부는 조니가 "텍사스"를 타고 앤더슨 대위가 탈취한 "제너럴"을 추격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고, 후반부는 애너벨을 구하고 "제너럴"을 다시 탈취한 조니가 집으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앤더슨 대위가 탄 "텍사스"의 추격을 받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조니는 "제너럴"을 탈취하는 과정에서 기관차에 있던 대처 장군을 기절시켜 납치한다.
무성 영화인 '제너럴'은 버스터 키튼이 남북전쟁 때 실제로 일어난 기관차 추격 사건을 기록한 책을 바탕으로 클라이드 브루크맨 감독과 공동으로 각본과 연출을 맡고, 조니 그레이 역으로 주연까지 맡은 코미디 영화이다. 찰리 채플린과 함께 무성 영화 시대 코미디의 황제로 군림했던 버스터 키튼은 대표작인 '제너럴' 외에도, '우리의 환대 (Our Hospitality, 1923)', '셜록 주니어 (Sherlock Jr., 1924)', '항해자 (The Navigator, 1924)', '스팀보트 빌 주니어 (Steamboat Bill, Jr., 1928)' 등 뛰어난 코미디 영화들을 만들었다.
버스터 키튼이 찰리 채플린과 함께 무성 영화 시대 코미디의 황제였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찰리 채플린과 찰리 채플린의 영화들이 사람들에게 더 많이 알려진 것은 사실이다. 개인적으로도 찰리 채플린의 영화들은 거의 다 보았으면서도, '제너럴'을 접하기 전까지는 버스터 키튼이라는 이름조차 알지 못했다. 하지만 '제너럴'을 보면 버스터 키튼이 왜 찰리 채플린과 함께 무성 영화 시대 코미디의 황제로 불렸는지 알 수 있게 되고, 심지어 버스터 키튼이 찰리 채플린보다 더 뛰어난 무성 영화 시대 코미디의 황제라고 평가하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찰리 채플린이 트레이드마크인 꽉 끼는 웃옷과 헐렁한 바지, 작은 중산모와 자신의 발보다도 큰 낡은 구두, 지팡이, 그리고 우스꽝스러운 콧수염을 한 "방랑자(The Tramp)"로 유명하다면, 트레이드마크인 무표정한 얼굴로 연기를 하는 버스터 키튼은 "위대한 스톤 페이스(Great Stone Face)"로 유명하다. 팬터마임의 대가인 찰리 채플린이 주로 몸짓과 표정 연기로 웃음을 만들어 낸다면, 시종일관 무표정한 얼굴로 코미디 영화에는 어울리지 않는 진지한 연기를 하는 버스터 키튼은 재미있는 상황으로 웃음을 만들어 낸다. 애너벨을 만나러 들뜬 마음으로 그녀의 집으로 가고 있는 조니는 두 꼬마 아이와 애너벨이 자신의 뒤를 따라오고 있다는 것을 모른다. 조니가 애너벨의 집 현관에서 자신의 뒤를 따라온 애너벨을 발견하는 장면과, 입대를 거절당한 후 애너벨에게 버림을 받고 상심한 조니가 기관차의 바퀴를 연결한 구동 막대 위에 앉아 있는 장면을 보면, 서로 다른 상황이지만 버스터 키튼의 얼굴 표정과 연기에 별 차이가 없다. 버스터 키튼은 웃음을 만들기 위해 과장된 연기를 하지 않는다. 대신 두 꼬마 아이가 조니의 뒤를 따라가는 재미있는 상황으로 조니의 들뜬 마음을 표현하고, 기관차가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구동 막대가 조니를 올려놓았다 내려놓았다 하지만, 조니가 기관차가 움직이고 있다는 것조차 깨닫지 못하는 재미있는 상황을 통해 상심한 조니를 묘사한다.
자신의 몸짓과 표정 연기로만 웃음을 만들어 내는 찰리 채플린과는 달리 재미있는 상황으로 웃음을 만들어 내는 버스터 키튼은 이를 위하여 영화의 이야기뿐만이 아니라 여러가지 새로운 영화적 기법들을 창출해 내야만 했다. '제너럴'에서 버스터 키튼은 대담한 스턴트와, 기발한 상황의 연출, 재미있고 독특한 촬영 기법과 편집으로 흥미진진한 액션과 속도감을 창출하여 관객들에게 상당한 시각적인 재미를 주고 있다. 조니가 커다란 침목을 안고, 달리는 기관차의 앞부분에 매달려 있는 장면이나, 북군의 장군들이 작전 회의를 하고 있는 식탁 밑에 숨은 조니가 식탁보에 난 작은 구멍으로 납치된 애너벨을 보는 장면을 통해 버스터 키튼의 영화에 대한 열정과 뛰어난 영화적 재능을 엿볼 수 있다.
'제너럴'은 영화의 스케일이 상당히 큰 영화이다. '제너럴'이 보여주는 기관차 추격 장면들은 지금 보아도 스케일이 크다. 특히 실제 다리를 무너뜨리고 실제 기관차를 추락시켜 촬영한, "텍사스"가 계곡으로 추락하는 장면은 '제너럴'의 큰 스케일을 실감케 하는데, 이 장면은 무성 영화 시대에 가장 많은 제작비가 들어간 장면이기도 하다 - '제너럴'은 무성 영화 시대에 프레드 니블로 감독의 '벤허 (Ben-Hur, 1925)'에 이어 두 번째로 가장 많은 제작비가 들어간 영화이다.
'제너럴'에는 스케일이 큰 액션 장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로맨틱한 장면도 있다. "텍사스"의 추격을 받고 땔감마저 떨어진 위급한 상황에서 애너벨은 빗자루로 "제너럴"의 바닥을 청소한다. 이를 본 조니는 애너벨이 너무나 사랑스러워 미치겠다는 듯이 그녀의 목을 잡아 흔들고는 키스를 한다.
오늘날 영화들이 점점 시각적인 재미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관점에서 본다면 찰리 채플린보다는 버스터 키튼이 영화적 재능은 더 뛰어났다라고 말할 수 있다. 특히 '제너럴'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좋은 평가를 받을 것임에 틀림이 없다. 실제로 '제너럴'은 미국 영화 연구소(American Film Institute, AFI)가 1998년에 선정한 "위대한 미국 영화 100 (AFI's 100 Years...100 Movies)"에서는 순위에도 들지 못했지만, 2007년에 새로이 선정한 10주년 기념판에서는 18위를 차지하여, 11위를 차지한 찰리 채플린의 대표작 '시티 라이트 (City Lights, 1931)'에 버금가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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