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번즈(Billy Crystal)와 샐리 올브라이트(Meg Ryan)가 처음 만난 건 두 사람이 막 대학을 졸업한 1977년, 시카고 대학교에서였다. 법대를 졸업한 해리는 여자 친구 아만다(Michelle Nicastro)의 소개로, 언론 대학에 가기 위해 뉴욕으로 가는 샐리의 차를 얻어 타게 된다. 해리와 샐리는 18시간이나 걸리는 뉴욕행을 함께 하는 동안, 남자와 여자는 친구가 될 수 있는가라는 주제로 불꽃튀는 설전을 벌인다. 해리는 남자와 여자 사이에는 언제나 섹스라는 방해 요소가 있기 때문에 남자와 여자는 절대로 친구가 될 수 없다라고 주장한다.

5년 뒤, 뉴욕에서 각각 정치 자문가와 기자로 자리잡은 해리와 샐리는 공항에서 다시 만나는데, 이때 해리는 변호사인 헬렌 힐슨이라는 여자와 결혼을 앞두고 있고, 샐리는 변호사인 조(Steven Ford)와 교제 중이다. 해리는 공항에서 조와 열렬히 키스를 나누는 샐리를 보게 된다. 공교롭게도 같은 비행기를 타게 된 해리와 샐리는 또다시 남녀 관계에 대해 설전을 벌인다. 해리가 샐리에게 말한다. "...여자의 집에 가서 섹스를 하고, 끝난 후에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요? 일어나 집에 가기 전에 얼마나 더 여기에 누워 그녀를 안고 있어야 하지? 30초면 충분할까? ...그럼요. 남자들은 다 그렇게 생각해요. 당신은 섹스 후에 얼마나 더 안겨 있길 바래요? 밤새도록, 그렇죠? 봐요, 그게 문제에요. 30초와 밤새도록 사이에 어디인가가 당신의 문제에요."

다시 5년 뒤, 해리와 샐리는 서점에서 다시 만나는데, 이때 해리는 헬렌과 이혼을 하기 직전이고, 샐리는 조와 이별한 후다. 이때부터 두 사람은 친구가 되어 허물없이 모든 고민을 털어놓기도 하고, 독신 생활의 외로움을 서로 달래 주기도 한다. 해리가 샐리에게 말한다. "좋지. 여성 친구. 내 인생에서 당신이 내가 자고 싶지 않은 첫번째 매력 있는 여자가 될 것 같아요."

노라 에프론이 각본을 쓰고 롭 라이너 감독이 연출을 한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는 해리와 샐리, 두 남녀의 운명적인 만남과 사랑을 다룬 로맨틱 코미디 영화이다.

"I'll have what she's having."

(저 여자가 먹고 있는 걸로 주세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의 이야기는 해리가 친구인 제스(Bruno Kirby)를 만나는, 그리고 샐리가 친구인 마리(Carrie Fisher)를 만나는 몇몇 장면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영화의 제목이 암시하듯 해리와 샐리가 만났을 때 벌어지는 에피소드들로 이루어져 있다.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는 해리와 샐리가 만나, 남녀 관계에 대해 설전을 벌이고, 그러면서 서로 친구가 되고, 결국에는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과정이 아주 재미있는 영화이다. 노라 에프론의 위트가 넘치는 대사와, 코믹물에 능한 롭 라이너 감독의 연출력, 그리고 해리 번즈 역의 빌리 크리스탈과 샐리 올브라이트 역의 멕 라이언의 훌륭한 연기가 만나, 장면 장면마다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주는 영화이다.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는 해리와 샐리를 통해, 그리고 해리와 샐리가 벌이는 설전을 통해, 남녀의 차이와 남녀 관계에 대한 꽤 그럴듯한 묘사와 이야기로 관객들에게 큰 재미를 준다. 남자인 해리는 번즈(Burns)라는 이름처럼 어둡고, 비관적이고, 감정적이다. 반면에 여자인 샐리는 올브라이트(Albright)라는 이름처럼 밝고, 긍정적이고, 이성적이다. 해리는 식당에서 음식을 까다롭게 주문하고, 우체통에 편지를 하나하나 확인하고 넣는 샐리를 답답해 하고, 샐리는 언제나 비관적인 해리 - "난 새 책을 사면 항상 마지막 페이지를 먼저 읽어요. 그래야 책을 다 읽기 전에 죽는다 해도 어떻게 끝이 나는지 알죠...." - 를 싫어한다. 어쨌든 두 사람은 남자와 여자 사이에는 언제나 섹스라는 방해 요소가 있기 때문에 친구가 될 수 없다라는 해리의 이론에도 불구하고 친구가 된다. 해리가 제스에게 샐리와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한다. "...난 여자와 섹스 없이 관계를 유지해 본 적이 없어. 내가 철이 들고 있다는거야."

하지만 해리와 샐리는 그만 잠자리를 같이하는 실수를 저지르고 만다. 섹스 후 해리는 마치 얼마나 더 누워 있어야 하는지를 생각하고 있는 듯한 표정을 짓고, 샐리는 밤새도록 안겨 있길 바라는 듯 행복해 한다. 하지만 다음날 아침 해리는 서둘러 일어나 집으로 가고, 이러한 해리의 행동에 샐리는 당황해 한다.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에서 유명한 장면은 식당에서 샐리가 해리 앞에서 오르가슴 연기를 하는 장면이다. 이 장면은 원래 유명했는지, 아니면 영화로 인해 유명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뉴욕의 맨해튼에 위치한 유명한 맛집인 Katz's Delicatessen에서 촬영되었다.

영화 중간 중간에 오래된 실제 커플들이 등장하여 인터뷰를 하듯 자신들이 처음 만난 이야기를 들려주는 장면들도 해리와 샐리가 만나고, 서로 친구가 되고, 결국에는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과정의 이야기를 더욱 재미있게 해 준다.

Posted by unforgett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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