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루카스가 구상한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3부작 - '레이더스 (Raiders of the Lost Ark, 1981)', '인디아나 존스 - 마궁의 사원 (Indiana Jones and the Temple of Doom, 1984)', '인디아나 존스 - 최후의 성전' - 의 마지막 작품인 '인디아나 존스 - 최후의 성전'은 첫번째 작품인 '레이더스'의 복사판이다. 그렇다고 '인디아나 존스 - 최후의 성전'을 폄하하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인디아나 존스 - 최후의 성전'은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3부작 중에서 완성도가 가장 높은 작품이다.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3부작 중 두번째 작품인 '인디아나 존스 - 마궁의 사원'에서 다소 음침한 영화의 분위기와 잔혹한 장면들로 일부 관객들과 영화 평론가들로부터 혹평을 받았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인디아나 존스 - 최후의 성전'을 '레이더스'의 스타일로 되돌리기로 결정한다.

'인디아나 존스 - 최후의 성전'의 이야기 구조는 '레이더스'와 많은 부분 흡사하다. '레이더스'에서 모세가 호렙산에서 가져왔다가 깨뜨린 십계명이 새겨진 석판이 보관된 성궤를 먼저 차지하기 위해, 독일 나치와 사투를 벌인 인디아나 존스(Harrison Ford)는, 이야기의 시간적 배경이 '레이더스'로부터 2년 후인 '인디아나 존스 - 최후의 성전'에서는 예수가 최후의 만찬에서 사용한 성배를 먼저 차지하기 위해, 또 다시 독일 나치와 사투를 벌이게 된다. '레이더스'에서 압권이었던, 성궤를 실은 트럭에서의 액션은, '인디아나 존스 - 최후의 성전'에서는 인디아나 존스의 아버지, 헨리 존스(Sean Connery) - 영화에서 헨리 존스는 성배와 동일시되고 있는데, 인디아나 존스가 성배를 찾아가는 과정과 어린 시절에는 알지 못했던 아버지를 알아가는 과정을 동일시하고 있다 - 가 잡혀 있는 탱크에서 펼쳐지는 액션으로 다시 볼 수 있다. 또한 '레이더스'에서 가장 충격적인 장면이었던, 성궤가 열리자 독일 나치들의 얼굴이 녹아내리는 장면도 '인디아나 존스 - 최후의 성전'에서 다시 볼 수 있다. 그리고 '레이더스'에 나왔던 마커스 브로디(Denholm Elliott)와 살라(John Rhys-Davies)도 '인디아나 존스 - 최후의 성전'에 다시 나온다.

'인디아나 존스 - 최후의 성전'이 '레이더스'와 다른 가장 큰 특색은 어린 시절의 인디아나 존스(River Phoenix)와 인디아나 존스의 아버지, 헨리 존스의 등장이다. 이는 '인디아나 존스 - 최후의 성전'이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이니만큼, 인디아나 존스의 팬들을 위해서, 인디아나 존스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려주기 위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선물이다. 관객들은 영화의 시작과 함께 보여주는 어린 시절의 인디아나 존스를 통해서, 인디아나 존스가 트레이드마크인 중절모와 긴 생가죽 채찍을 가지고 다니게 된 이유, 뱀을 그토록 싫어하게 된 이유, 턱에 흉터 - 해리슨 포드가 20세일 때 교통 사고로 생긴 실제 흉터다 - 가 생긴 이유를 알 수 있으며, 헨리 존스를 통해서는 인디아나 존스가 어떻게 인디아나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는지 - 인디아나는 인디아나 존스가 어린 시절 길렀던 개의 이름이다 - 와, 인디아나 존스가 어떠한 가정 환경에서 자랐는지를 알 수 있다.

헨리 존스의 등장은 '인디아나 존스 - 최후의 성전'의 전체적인 영화 분위기를 확실히 밝고 재미있게 만들어주고 있다. 가족 영화로 보이기 위해 '인디아나 존스 - 마궁의 전설'에서는 인디아나 존스(Harrison Ford), 윌리 스콧(Kate Capshaw), 쇼트 라운드(Jonathan Ke Quan)가 가족과 비슷한 형태로 나왔었는데, '인디아나 존스 - 최후의 성전'에서는 진짜 가족인 아버지 헨리 존스를 등장시켜 '인디아나 존스 - 최후의 성전'을 좀 더 가족적인 영화로 보이게끔 하고 있다.

'인디아나 존스 - 최후의 성전'이 주는 재미는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인 만큼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3부작 중 단연 최고다.

영화의 마지막에 성배를 지키는 늙은 기사(Robert Eddison)가 마치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를 사랑해주었던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듯 손을 흔든다.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는 이렇게 끝났어야 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19년 뒤에 '인디아나 존스 -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 (Indiana Jones and the Kingdom of the Crystal Skull, 2008)'을 만드는 실수를 저지른다.

Posted by unforgett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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