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아주 오랜 옛날 머나먼 은하계에서...."라는 문구가 적힌 장면을 시작으로, 존 윌리암스의 웅장한 음악과 함께 나오는 "Star Wars" 로고는, 이제는 한 영화의 제목을 넘어 거대한 회사의 상표가 된 듯하다. CD, DVD, 책, 오락 게임, 장난감, 학용품, 옷, 심지어는 음식에까지, 이 영화가 나온지 30여 년이 지난 지금에도 "Star Wars" 로고는 영화 외에 다른 여러 상품들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영화가 개봉되었을 당시 어느 누구도, 심지어는 이 영화를 만든 조지 루카스 감독조차도 이 영화가 이렇게까지 성공할 것이라고는 예상을 하지 못했다. 천 백만 달러의 제작비가 든 '스타 워즈'는 그 40배인 4억 6천만 달러의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

'스타 워즈'의 성공은 이 영화의 이야기를 창조한 조지 루카스 감독의 상상력의 승리라고 할 수 있다. SF라는 장르 자체가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의 상상력을 요구하는 장르이긴 하지만, '스타 워즈'에서 보여 주는 조지 루카스 감독의 상상력은 기존의 SF 영화에서 보여 주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었다. 조지 루카스 감독은 머나먼 은하계에 온갖 모양의 외계인들을 창조했고, 이 외계인들이 인간처럼 생각하고 행동하고 말하고 - 심지어는 로보트까지도 - 인간과 함께 공간을 공유하는 세계를 창조했다. 이 세계에서는 인간도 외계인의 한 종류일 뿐이다. 이전의 SF 영화에서 공식처럼 정형화되어 있던 인간과 외계인 간의 대결 구도의 틀을 과감하게 깨버렸다.

조지 루카스 감독의 상상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두 개의 태양이 뜨는 행성 타투인, 광속보다 더 빨리 달리는 우주선 밀레니엄 팰콘, 이 외에도 새로운 언어들의 창조, 예를 들어 우주의 평화를 지키는 기사 "제다이(Jedi)"나, 제다이의 초자연적인 힘을 지칭하는 "포스(Force)", 제다이의 무기인 "광선검(Lightsaber)" 등 영화 곳곳에서 조지 루카스 감독의 뛰어난 상상력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SF 장르라는 틀 위에 형성된 '스타 워즈'의 이야기 구조는 다른 여러 장르의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재미있는 이야기들만을 끌어 모아, 이들을 잘 버무려 우주라는 무대에 펼쳐 놓음으로서 '스타 워즈'를 재미 위주의 철저한 오락 영화로 만들어 놓았다. 예를 들어 타투인 행성에서의 술집은 서부 영화에 나오는 술집을 연상시키며, 다스 베이더(David Prowse, James Earl Jones(목소리))와 벤 케노비(Alec Guinness)가 광선검으로 싸우는 장면은 일본 사무라이 영화를, 제국의 거대한 우주 정거장 죽음의 별을 파괴하려는 반란군과 이를 막으려는 제국군과의 전투 장면은 전쟁 영화에서의 전투 장면 - 특히 이 장면은 제2차 세계 대전을 배경으로 한 '633 폭격대 (633 Squadron, 1964)'라는 영화에서 영감을 얻었다 - 을 연상시킨다.

조지 루카스 감독의 상상력은 영화의 스토리뿐만 아니라, 영화의 기술 부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CGI(Computer Generated Imagery)가 영화 제작에 사용되기 20년 전의 영화 기술적인 한계를 조지 루카스 감독은 세밀하게 만든 우주선과 행성의 모형, 그리고 재치있는 촬영 방법과 탁월한 로케이션 장소의 선택 - 예를 들어 타투인의 장면은 튀니지와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데스 벨리(Death Valley)에서 촬영을 했다 - 으로 교묘하게 극복하고, 오늘날 CGI로 만든 장면에 버금 가는 장면들을 보여 주고 있다.

조지 루카스 감독은 '스타 워즈'를 통해 단지 흥행에 성공한 영화를 만든 것이 아니라, 영화 속 머나먼 은하계에 새로운 세계를 창조한 것처럼, 새로운 스타일의 영화를, 새로운 문화를, 그리고 자신만의 독특한 영화 세계관을 창조했다.

"Use the Force, Luke."

(포스를 이용해라, 루크)

 

위의 장면이 '스타 워즈'에서 가장 신났던 장면이었다. 루크 스카이워커(Mark Hamill)와 반란군이 죽음의 별을 파괴하기 위해 출격하기 직전, 제국군과 반란군 사이의 전쟁은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반란군을 도와 달라는 루크와 레아 공주(Carrie Fisher)의 요청도 거절하고 떠났던 한 솔로(Harrison Ford)가 루크와 반란군이 위험에 처해 있을 때 극적으로 나타나 루크를 구해주고, 루크가 죽음의 별을 파괴하고 반란군을 구하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준다.

'스타 워즈'가 기대 이상으로 성공하자 조지 루카스는 '스타 워즈'를 시리즈로 만들기로 결심을 하고, 급기야 루크 스카이워커를 중심으로 한 '스타 워즈' 이후의 이야기와 루크 스카이워커의 아버지인 아나킨 스카이워커가 다스 베이더가 되는 과정을 중심으로 한 '스타 워즈' 이전의 이야기를 창조한다. 결국 조지 루카스와 로랜스 캐스단의 각본을 바탕으로 '스타 워즈' - 1977년에 '스타 워즈'라는 제목으로 개봉된 '스타 워즈'는 시리즈의 탄생으로 인해 1981년에 재개봉될 때는 "에피소드 4 - 새로운 희망 (Episode IV - A New Hope)"이란 부제가 붙게 된다 - 이후의 이야기를 다룬 '스타 워즈 에피소드 5 - 제국의 역습 (Star Wars: Episode V - The Empire Strikes Back, 1980)'과 '스타 워즈 에피소드 6 - 제다이의 귀환 (Star Wars: Episode VI - Return of the Jedi, 1983)'이 각각 어빈 커쉬너 감독과 리차드 마퀸드 감독에 의해 만들어지고, 이로써 스타 워즈 오리지널 3부작이 완성된다. 그리고 그로부터 16년이 지난 후, CGI로 인한 영화 제작 기술의 향상과 스타 워즈 시리즈에 대한 대중의 여전한 기대로 조지 루카스는 자신이 직접 감독을 맡고 '스타 워즈 에피소드 4 - 새로운 희망' 이전의 이야기를 다룬 '스타 워즈 에피소드 1 - 보이지 않는 위험 (Star Wars: Episode I - The Phantom Menace, 1999)', '스타 워즈 에피소드 2 - 클론의 습격 (Star Wars: Episode II - Attack of the Clones, 2002)', '스타 워즈 에피소드 3 - 시스의 복수 (Star Wars: Episode III - Revenge of the Sith, 2005)'를 차례로 만들고, 스타 워즈 프리퀄(Prequel) 3부작을 완성한다. 이야기 구조상 스타 워즈 오리지널 3부작에 비해 보다 향상된 영화 제작 기술을 요하는 스타 워즈 프리퀄 3부작을 위해 16년이란 긴 세월을 기다리고, 16년이란 긴 세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스타 워즈 시리즈에 대한 대중의 기대를 간파한 조지 루카스 감독의 끈기와 안목에 거저 놀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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