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키 (Rocky, 1976)

영화 2009. 5. 2. 08:16

무명의 삼류 복서 록키 발보아(Sylvester Stallone)는 고리 대금을 하는 가조(Joe Sinell) 밑에서 빚받이꾼으로도 일하는 별 볼일 없는 인생을 살고 있지만, 애완 동물 가게에서 점원으로 일하는 애드리언(Talia Shire)을 짝사랑하는, 마음만은 따뜻한 청년이다. 어느날 별 볼일 없는 인생을 살고 있는 그에게도 일생 일대의 기회가 온다. 헤비급 세계 챔피언인 아폴로 크리드(Carl Weathers)가 미국 독립 200주년 기념 이벤트로 벌어지는 자신의 경기 상대로 "이탈리아 종마" 록키를 지목한 것이다.

'록키'의 각본을 쓴 실베스터 스탤론은 1975년 3월 24일 오하이오주 리치필드(Richfield) 경기장에서 열린 헤비급 세계 챔피언 무하마드 알리(Muhammad Ali)와 36세의 무명의 복서 척 웨프너(Chuck Wepner)의 경기를 보고 영화의 영감을 얻었다. 이 경기에서 많은 사람들이 웨프너가 알리를 상대로 3 라운드를 넘기지 못할 것이라 했지만, 웨프너는 마지막 15 라운드에서 경기 종료 19초를 남겨두고 TKO패 당할 때까지 알리의 무쇠 주먹을 버텨냈으며, 심지어 9 라운드에선 알리를 다운시키기까지 했다. 다운을 당한 알리는 이후 웨프너를 무자비하게 공격하고, 웨프너는 코가 부러지고 두 눈가가 찢어지고 쓰러져도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나 알리와 싸웠다. 비록 알리에게 지기는 했지만 웨프너의 열정적이고 끈기있는 모습에 감동을 받은 실베스터 스탤론은 3일만에 '록키'의 각본을 완성시켰다.

'록키'의 각본에 관심을 가진 영화 제작자 어윈 윙클러와 로버트 챠토프는 실베스터 스탤론에게 35만 달러를 제시하지만, 실베스터 스탤론은 자신이 영화의 주연을 맡지 않는다면 팔지 않겠다고 이를 거절한다 - 당시 실베스터 스탤론은 가진 전재산이 106 달러가 다였으며, 차도 없었고, 개 기를 돈이 없어 자신이 기르던 개도 팔아야 할 처지에 있었다. '록키'의 제작사 유나이티드 아티스트(United Artists)는 록키 역으로 로버트 레드포드나 라이언 오닐, 버트 레이놀즈, 제임스 칸을 생각하고 '록키'의 제작비 예산을 2백만 달러로 책정하지만, 자신이 주연을 맡아야 한다는 실베스터 스탤론으로 인해 제작비 예산을 백만 달러로 삭감한다. 실제 '록키'의 제작비로 백 십만 달러가 쓰였는데, 초과된 십만 달러는 어윈 윙클러와 로버트 챠토프의 자비로 영화를 완성해야만 했다. 하지만 '록키'는 1억 달러 이상을 거둬들이는 초대박을 터뜨리게 되며, 실베스터 스탤론을 세계적인 대스타로 만들었다.

'록키'는 미국의 자유와 독립 사상의 발상지인 필라델피아에서 촬영되었는데, 이로 인해 아메리칸 드림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이 영화가 보여 주고 있는 아메리카니즘이 더욱 효과적으로 부각되고 있는 듯하다. '록키'에서 유명한 장면인, 록키가 양 손을 높이 들고 자신감을 불어넣는 장면은 미국에서 가장 큰 미술관인 필라델피아 미술관(Philadelphia Museum of Art)에서 촬영되었다.

록키는 세계 챔피언인 아폴로를 맞아 자기에게 온 일생 일대의 기회를 헛되이 보내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 싸운다. '록키'는 별 볼일 없는 인생을 살고는 있지만 그래도 꿈과 희망을 품고 사는, 그리고 그 꿈을 펼칠 기회가 오면 그 기회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록키는 삼류 복서이자 빚받이꾼으로, 록키의 친구이자 애드리언의 오빠인 폴리(Burt Young)는 정육점에서, 애드리언은 애완 동물 가게의 점원으로 일하는 하찮은 인생을 살고는 있지만 모두 꿈과 희망이라는 것을 품고 산다. 심지어 화려한 과거를 뒤로 하고 이제는 체육관을 경영하면서 젊은 후배들을 지도하는 늙은 미키(Burgess Meredith)조차도 자기에게 온 마지막일 수도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애를 쓰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이들의 이야기를 인생의 축소판이라고 하는 스포츠를 통해 감동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Adrian!...Adrian!...."

(애드리언!...애드리언!....)

 

'록키'의 성공으로 실베스터 스탤론은 자신이 직접 감독까지 맡아 '록키 2 (Rocky II, 1979)', '록키 3 (Rocky III, 1982)', '록키 4 (Rocky IV, 1985)'를 3년을 주기로 연달아 만들어 흥행에 성공한다. 그리고 '록키'의 존 G. 에이빌드슨 감독이 다시 감독을 맡아 '록키 5 (Rocky V, 1990)'가, 그 16년 뒤인 2006년에는 실베스터 스탤론이 감독을 맡아 '록키 발보아 (Rocky Balboa, 2006)'가 만들어진다. 최고의 헤비급 세계 챔피언이었던 록키가 과거의 영광을 위해 마지막 투혼을 불사르는 이야기를 다룬 '록키 발보아'가 비교적 '록키'의 감동을 재현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는 호평을 받았지만, 그래도 '록키'의 순수한 감동에는 미치지 못한다. 그 외의 록키 시리즈 영화들은 흥행엔 비교적 성공했지만 작품성은 졸작도 이런 졸작이 있나 싶을 정도로 형편없다. 너무 적나라하게 보여 주는 미국식 애국주의와 우월주의, 그리고 만화 같은 스토리는 보는 이로 하여금 토하게끔 만든다.

Posted by unforgett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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