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87년 12월, H.M.S.(Her Majesty's Ship, 영국 군함) 바운티호가 남태평양의 미지의 해역에 있는 섬 타히티(Tahiti)를 향해 포츠머스항을 출항한다. 바운티호의 임무는 노예들의 값싼 식량으로 활용할 타히티섬의 빵나무를 서인도 제도에 이식하는 것이다 - 이를 제안한 사람은 조셉 뱅크스 경(Sir Joseph Banks)으로, '바운티호의 반란'에도 나오는데, 해군 소위 후보생 바이엄(Franchot Tone)의 아버지처럼 나오는 인물이 조셉 뱅크스 경(Henry Stephenson)이다.

하지만 1789년 4월 28일 발생한 선상 반란으로 바운티호도 빵나무도 서인도 제도에 도착하지 못한다. 반란을 일으킨 부선장 플래쳐 크리스찬(Fletcher Christian)은 선장 윌리엄 블라이(William Bligh)와 그를 따르는 선원들을 보트에 실어 망망대해에 버려둔 채, 자신은 바운티호와 바운티호에 있는 선원들을 이끌고 투부아이(Tubuai)섬에 와 닻을 내린다. 하지만 투부아이섬 원주민과의 분쟁으로 얼마 있지 못하고 다시 타히티섬으로 간다. 플래쳐 크리스찬은 타히티섬에 남고자 하는 선원들을 남겨두고, 나머지 선원들과, 타히티섬 원주민 남자 6명, 여자 11명, 그리고 어린아이 1명을 이끌고, 당시 무인도였던 핏케언(Pitcairn)섬에 와 정착한다. 그리고 영국 해군에게 발각될 것을 우려하여 바운티호를 불태운다.

한편, 바다에 버려진 윌리엄 블라이 선장은 보트로 47일을 항해한 끝에 겨우 도착한 네덜란드령 동인도의 티모르(Timor)를 거쳐 영국으로 돌아가 바운티호의 반란 사건을 영국 해군 본부에 보고한다.

'바운티호의 반란'은 역사적 사실인 바운티호의 반란 사건을 바탕으로 한 찰스 노드호프와 제임스 노먼 홀의 동명의 소설이 원작인 영화이다.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영화이긴 하지만 이야기의 많은 부분이 사실과 다르다. 해군 소위 후보생 바이엄은 '바운티호의 반란'의 원작에서 창조된 캐릭터로, 실제로 바운티호에 있었던 해군 소위 후보생 피터 헤이우드(Peter Heywood)를 모델로 한 캐릭터이다. 영화에서는 영국으로 돌아간 블라이(Charles Laughton) 선장이 바운티호와 반란자들을 색출하는 임무를 맡은 판도라(Pandora)호의 선장이 되어 타히티섬에 나타나는데, 실제 판도라호의 선장은 에드워드 에드워즈(Edward Edwards) - 영화에서는 에드워즈 대위(Craufurd Kent)로 나온다 - 였으며, 블라이 선장이 판도라호에 승선한 적은 없다. 또한 영화에서는 크리스찬(Clark Gable)이 타히티에 나타난 판도라호를 발견하고 타히티섬을 떠나는데, 실제 판도라호가 타히티섬에 나타난 때는 1791년 3월이고, 크리스찬이 타히티섬을 떠난 건 판도라호가 타히티섬에 나타나기 훨씬 이전인 1789년 9월이다. 그리고 바운티호의 반란 사건에 대한 재판에 블라이 선장과 크리스찬의 아버지가 출석하는데, 실제 재판 당시 블라이 선장은 타히티섬의 빵나무를 서인도 제도에 이식시키는 임무를 다시 맡고 항해 중에 있었으며, 크리스찬의 아버지는 크리스찬이 바운티호를 타기 전에 이미 죽고 없었다.

'바운티호의 반란'에서는 항해 중 블라이 선장의 가혹한 형벌과 학대로 선원 한 명과 선의(Dudley Digges)가 죽는데, 실제로는 선원은 항해 중 괴혈병으로, 선의는 타히티섬에서 알코올 중독으로 죽었다. '바운티호의 반란'에서는 반란의 원인을 블라이 선장의 독재적인 권위와 선원들에 대한 가혹 행위로 보고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며, 실제로 반란의 원인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실제 블라이 선장은 선원들이 영국에서보다 타히티섬에서 더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다고 믿었고, 무엇보다 타히티섬 원주민 여자들을 마음대로 가질 수 있었기 때문에 반란을 일으켰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블라이 선장이, 물론 선원들을 영화에서처럼 가혹하게 다루지는 않았지만, 독단적인 태도와 모욕을 주는 말로 반란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보고 있다.

반란의 원인이 무엇이든 간에 '바운티호의 반란'의 이야기는 꽤 흥미롭다. 1935년에 만들어진 영화이지만, 1960년대 말에 등장한, 현실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를 비판하고 사회의 권위에 반항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아메리칸 뉴 시네마(American New Cinema)" 또는 "뉴 할리우드(New Hollywood)" 영화의 이야기 구조를 보여주고 있다. 블라이 선장은 규율을 앞세워 선원들을 가혹하게 다룬다. 선원들은 선원으로서 자신들의 최소한의 권리를 위해 블라이 선장의 권위에 반항하는 반란을 일으키지만, 그들에게 돌아온 건 규율을 어긴 죄에 대한 처벌뿐이다. 크리스찬은 자신의 나라에 돌아가지도 못한다. 하지만 정작 블라이 선장은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는다.

'바운티호의 반란'은 블라이 선장과 크리스찬 사이의 갈등이 주는 긴장감과 함께, 미지의 섬으로의 모험과 아름다운 섬을 배경으로 한 사랑의 이야기가 관객들에게 상당한 재미를 주는 수작이다.

'바운티호의 반란'에서 핏케언섬을 발견한 크리스찬은 품위와 자존심을 지키고 산다면 우리는 잘 살 수 있을 것이다라고 선원들에게 말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러지 못했다. 타히티섬 원주민 여자에게 강제로 키스를 한 퀸탈(Byron Russell)과, 이를 본 타히티섬 원주민 남자가 싸우는 장면이 영화에서도 잠깐 나오지만, 실제로 타히티섬 원주민 여자를 둘러싼 선원들과 타히티섬 원주민 남자들간의 싸움으로 크리스찬을 포함한 5명의 선원들과, 6명의 타히티섬 원주민 남자들 모두가 죽는다. 하지만 이들 선원들의 후손들은 현재도 핏케언섬에서 살고 있다.

'바운티호의 반란'은 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각본상, 편집상, 음악상 후보에 올랐지만 달랑 작품상 하나만 수상했다. 블라이 역의 찰스 로튼, 크리스찬 역의 클라크 게이블, 바이엄 역의 프란체 톤이 한꺼번에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지만 모두 수상은 하지 못했다.

'바운티호의 반란' 이후에도 바운티호의 반란 사건을 다룬 영화들이 계속 만들어졌는데, 말론 브랜도 주연의 '바운티호의 반란 (Mutiny on the Bounty, 1962)'과, 멜 깁슨, 안소니 홉킨스 주연의 '바운티호 (The Bounty, 1984)'가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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