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두 작품은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스포트라이트 (Spotlight, 2015)'와, 비록 기술 부문에서만이기는 하지만 6개 부문의 아카데미상을 수상하여 최다 아카데미상 수상작이 된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이다.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는 작품상, 감독상을 포함하여 총 10개 부문의 아카데미상 후보에 올라, 의상상, 미술상, 분장상, 편집상, 음향편집상, 음향상의 6개 부문의 아카데미상을 수상하였다.

수상하지는 못했지만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가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오른 것은 주목할 만하다. 게다가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는 아카데미 시상식 직전에 '빅쇼트 (The Big Short, 2015)',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The Revenant, 2015)', '스포트라이트', 세 작품에게 밀려나기는 했지만, 골든 글로브 시상식과 아카데미 시상식에서의 수상을 예측할 수 있는 척도가 되는 미국비평가협회상(National Board of Review Awards)에서 작품상을 수상하여 한때는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할 유력한 후보작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이 액션 영화는 아카데미 시상식과 같은 영화제의 작품상에는 걸맞지 않다고 생각을 한다. 게다가 영화제들도 액션 영화에 작품상을 주는 것에 많이 인색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액션 영화는 영화 촬영 기술의 발달과 영화 산업의 성장에 가장 큰 기여를 한 영화 장르이며, 오늘날 가장 인기 있는 영화 장르이다. 오늘날 액션 영화의 틀을 다진 영화로 평가 받고 있는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7인의 사무라이 (七人の侍, 1954)' - 액션 영화임에도 베니스 영화제에서 은사자상을 수상했다 - 는 오늘날 세계적인 명화로 평가 받고 있다.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는 오늘날 액션 영화를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시킨 액션 영화라고 해도 손색이 없는 액션 영화이다 - 사실 영화 예술적인 측면에서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가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스포트라이트'보다 훨씬 더 뛰어난 작품이다.

기름과 물 부족으로 발발한 핵전쟁으로 멸망한 세상에서, 시타델의 독재자 임모탄 조(Hugh Keays-Byrne)는 얼마 남지 않은 물과 기름을 독차지하여 살아남은 인류를 지배하고 있다. 정의를 위해 싸우는 도로의 전사였던 전직 경찰관 맥스 록커탠스키(Tom Hardy)는 임모탄 조의 전사들인 워보이들에게 잡혀, 죽어 가는 눅스(Nicholas Hoult)라는 워보이에게 수혈을 해주는 피 주머니 신세가 된다. 한편, 임모탄 조의 사령관 퓨리오사(Charlize Theron)는 임모탄 조의 억압을 견디지 못한, 임모탄 조의 5명의 아이 낳는 여자들을 데리고 시타델을 탈출한다. 임모탄 조는 자신의 워보이들뿐만이 아니라 가스 타운과 무기 농장의 지원군까지 이끌고 퓨리오사의 뒤를 쫓는다.

조지 밀러 감독에 의해 만들어진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는 매드맥스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에 해당하는 영화이다. 30년 전에 나온,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이전의 세 작품 - '매드 맥스 (Mad Max, 1979)', '매드 맥스 2: 로드 워리어 (Mad Max 2, 1981)', '매드 맥스 3 (Mad Max Beyond Thunderdome, 1985)' - 도 조지 밀러 감독에 의해 만들어졌다.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이전의 세 작품도 스피디한 화려한 액션 장면들로 당시 맥스 록커탠스키(Mel Gibson)를 연기한 무명의 멜 깁슨을 지금의 멜 깁슨으로 만들었을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었다.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는 매드맥스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이긴 하지만,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의 이야기와 이전의 세 작품의 이야기 사이의 연관성은 없다.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는 시리즈를 리부트한 작품에 가깝다.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가 매드맥스 시리즈를 리부트한 작품이라고 생각하게끔 만드는 하나의 예가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에서 맥스를 괴롭히는 맥스의 기억 속 여자 아이(Coco Jack Gillies) - 영화에서는 이름이 나오지 않지만 영화의 마지막에 출연진을 소개하는 자막을 통해 글로리라고 소개되고 있다 - 이다. 맥스는 과거에 여자 아이를 지켜 주지 못한 죄책감으로 괴로워한다. 매드맥스 시리즈의 1편인 '매드 맥스'에서 맥스는 무법자 토우카터(Hugh Keays-Byrne) 일당에게 아내(Joanne Samuel)와 어린 아들(Brendan Heath)을 잃었다. 그리고 '매드 맥스 2: 로드 워리어'와 '매드 맥스 3'에서 맥스에게 딸이 생겼다는 이야기는 없었다. 도대체 여자 아이와 맥스는 어떤 관계이기에 맥스가 여자 아이를 지켜 주지 못한 죄책감으로 그토록 괴로워하는 것일까?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에서는 여자 아이와 맥스가 어떤 관계인지, 두 사람 사이에 어떤 사연이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의 중반부에서 여자 아이가 맥스를 향하여 "Come on, Pa! Let's go. (어서요, 아빠! 가요.)"라고 말하는 환청이 들리는데, 그럼 여자 아이는 맥스의 진짜 딸인가?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는 상영 시간의 거의 대부분이 추격전의 액션 장면들로 채워져 있다. 하지만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가 관객들에게 재미를 주는 이유가 단지 액션 장면들이 화려하기 때문은 아니다. 액션 영화들 중에 액션 장면들은 화려하지만 관객들에게 재미를 주지 못한 액션 영화들 - '다이하드 : 굿 데이 투 다이 (A Good Day to Die Hard, 2013)',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 (Transformers: Age of Extinction, 2014)',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 (The Avengers: Age of Ultron, 2015)' 등등 - 은 많다. 이는 화려한 액션 장면들을 받쳐 주지 못하는, 엉성하거나 논리에 맞지 않는 영화의 이야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의 이야기는 엉성할 수조차 없을 정도로 단순하다. 게다가 이야기의 배경 자체가 논리와는 거리가 먼 세상이다. 살아남는 것만이 인류의 유일한 목표이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미쳐야만 하는 미친 세상이다. 맥스가 내레이션을 통해 말한다. "세상이 멸망하면서, 우리 각자도 나름대로 무너졌다. 누가 더 미친 건지 알 수 없어졌다. 나인지, 다른 사람들인지....난 이 황량한 세상에 살고 있다. 단 하나의 본능에만 의지하면서. 생존이다."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가 보여 주는 액션은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이전의 액션 영화들이 보여 준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가 보여 주는 액션은 리얼하다. CG(Computer Graphics)의 무분별한 사용으로 오히려 액션의 박진감을 떨어뜨리는 다른 액션 영화들과는 달리,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는 CG 사용을 최소화하여 정말 박진감이 넘치는 액션을 보여 준다.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에서 맥스 록커탠스키는 톰 하디가, 퓨리오사는 샤를리즈 테론이 연기하고 있다. 그리고 니콜라스 홀트가 눅스를 연기하고 있다. '매드 맥스'에서 토우카터를 연기한 휴 키스-바이른이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에서는 임모탄 조를 연기하고 있다.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에서 대사 한마디 없이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빨간옷의 기타리스트 전사, 두프 워리어(iOTA) - "두프(Doof)"는 야외 댄스 파티의 한 형식을 일컫는 호주의 속어다 - 는 호주 출신의 뮤지션 아이오타가 연기하고 있다.

 

'Where we must go...

 

we who wander this Wasteland

in search of our better selves?'

 

The First History Man

('더 나은 자아를 찾아

이 황량한 세상을 떠도는 우리...

 

우리는 어디로 가야만 하는가?'

 

최초의 역사가)

Posted by unforgett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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