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아카데미 작품상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영화는 '스포트라이트'이다. '스포트라이트'는 작품상, 감독상, 남우조연상, 여우조연상, 각본상, 편집상의 6개 부문의 아카데미상 후보에 올라, 작품상과 각본상의 2개 부문의 아카데미상을 수상하였다.

여전히 9/11 테러 사건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미국에 또 한번 큰 충격을 안겨 줄 기사가 미국의 3대 일간지 중 하나인 보스턴 글로브에 실린다. "교회가 사제의 추행을 수년간 용인하다 (Church allowed abuse by priest for years)"

2002년 1월 6일자 보스턴 글로브의 첫 페이지에 실린 이 기사는 수 십 년에 걸쳐 벌어진 가톨릭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 스캔들을 폭로하고 이를 조직적으로 은폐한 가톨릭 교회의 행태를 만천하에 밝혀 미국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안겨 주었다. 토마스 맥카시 감독이 각본을 쓰고 연출까지 한 '스포트라이트'는 가톨릭 사제들의 아동 성추행 스캔들을 폭로한 보스턴 글로브의 스포트라이트팀 기자들의 실화를 담고 있는 영화이다.

보스턴 글로브의 편집장으로 새로 임명된 마티 배런(Martin Baron, Liev Schreiber)은 부임 즉시, 게이건 신부(John J. Geoghan)가 30년에 걸쳐 아이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게이건 사건에 대한 심층 취재를 스포트라이트팀에게 맡긴다. 스포트라이트팀의 편집자 월터 "로비" 로빈슨(Walter V. Robinson, Michael Keaton)과, 리포터 마이크 레젠데스(Michael Rezendes, Mark Ruffalo), 사샤 파이퍼(Sacha Pfeiffer, Rachel McAdams), 매트 캐롤(Matt Carroll, Brian d'Arcy James)이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스포트라이트'의 마지막에 자막으로 언급되기도 하지만, 실제로 2002년에 스포트라이트팀은 스캔들과 관련된 600여 개의 기사를 썼고, 보스턴 대교구에서 249명의 사제와 신도들이 성추행으로 공개 기소되었다. '스포트라이트'의 초반부에 잠깐 등장하기도 하는, 스캔들의 파문을 일으킨 장본인인 게이건 신부는 30년에 걸쳐 130명의 아이들을 성추행했고, 보스턴 대교구의 로 추기경(Bernard Law)은 게이건 신부가 아이들을 성추행한 사실을 잘 알고 있었지만 게이건 신부를 다른 교구로 재배치시키면서 이 사실을 은폐했음이 드러났다. 결국 로 추기경은 2002년 12월에 보스턴 대교구에서 사임하였다. 그리고 아이들을 성추행한 혐의가 인정되어 징역 9, 10년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던 게이건 신부는 종신형으로 수감 중인 동료 재수자에 의해 2003년 8월에 목이 졸려 살해되었다. 스포트라이트팀은 추악한 스캔들의 진실을 밝힌 공로를 인정받아 2003년에 미국 최고의 언론상인 퓰리쳐상을 수상하였다.

'스포트라이트'는 스포트라이트팀 기자들이 사건을 파헤치는 과정을 통해 당시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크나큰 충격을 안겨 준 스캔들의 진실을 관객들에게 다시 한번 상기시켜 주고 있다. 스포트라이트팀 기자들이 사건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만나는 여러 피해자들의 고통스런 증언들을 통해 가톨릭 사제들과 가톨릭 교회가 얼마나 큰 죄를 저질렀는지를, 그리고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사샤의 할머니(Eileen Padua)가 스캔들에 관한 기사를 읽으며 충격을 받는 장면을 통해 스캔들이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충격을 안겨 주었는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스포트라이트'는 우리 시대의 진정한 언론 정신을 이야기하는 영화이다. '스포트라이트'에서 특히 마티와 로비는 진정한 언론인의 모습을 보여 준다. '스포트라이트'에 마티가 로 추기경(Len Cariou)을 만나는 장면이 있다. 로 추기경이 마티에게 자신이 도울 일이 있으면 주저하지 말고 말하라고 말하자 마티가 로 추기경의 제안을 거절한다. "감사합니다. 개인적으로 신문이 최대한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홀로 서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마티의 대사는 바로 언론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또한 '스포트라이트'의 후반부에 스캔들에 관한 첫 기사가 나가기 직전 마티와 스포트라이트팀과의 미팅에서 로비가 수 년 전에 이미 스캔들과 관련된 자료들을 확보하고 있었으면서도 좀더 일찍 조사하지 못했던 것을 자책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바로 언론과 언론인의 역할과 책임을 강조하는 장면이다.

'스포트라이트'는 스포트라이트팀이 주인공인 영화이다. 따라서 '스포트라이트'에 주연이 따로 없다. '스포트라이트'의 마지막에 출연진을 소개하는 자막을 보면, 마이크 레젠데스를 연기한 마크 러팔로의 이름이 제일 먼저 나오기는 하지만 마크 러팔로는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이 아닌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사샤 파이퍼를 연기한 레이첼 맥아담스도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두 사람 다 수상은 하지 못하였다.

Posted by unforgett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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