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기억할 수 있는 한, 나는 늘 갱단의 일원이 되고 싶어 했다. 나에게는 갱단의 일원이 되는 것이 미국의 대통령이 되는 것보다 더 좋았다."

어린 헨리 힐(Christopher Serrone)에게 갱단의 일원이 되는 것은 아무것도 아닌 사람들로 가득한 이웃들 사이에서 뭔가 다른 사람이 된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들은 달랐다. 그들은 하고 싶은 건 뭐든지 다 했다. 그들이 소화전 앞에 이중 주차를 해도 아무도 그들에게 딱지를 떼지 않았다. 여름날 밤새 카드를 쳐도 아무도 그들을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 결국 어린 헨리는 학교도 그만두고 갱단의 세계에 들어서게 된다.

'좋은 친구들'은 실제 갱단의 일원이었던 헨리 힐(Henry Hill)의 실제 이야기를 쓴 니콜라스 필레지의 책 'Wiseguy'를 바탕으로 니콜라스 필레지와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함께 각본을 쓰고,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연출을 한 영화이다. '좋은 친구들'은 갱단의 세계 내부에서 갱단의 세계를 바라보는 영화이다. '좋은 친구들'의 이야기는 대부분 헨리 힐(Ray Liotta)의 내레이션으로 전개되지만, 가끔 헨리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나, 헨리의 관점에서보다는 헨리의 아내 카렌 힐(Lorraine Bracco)의 관점에서 이야기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이 될 때에는 카렌 힐의 내레이션으로 전개되기도 한다. '좋은 친구들'은 어릴 때부터 갱단의 세계를 동경하고 결국 갱단의 일원이 된 헨리와, 갱단의 세계와는 거리가 멀었으나 헨리와 결혼한 후 갱단의 세계에 빠져 버린 - 나중에는 남편 헨리와 함께 마약까지 하게 된다 - 카렌의 관점에서 갱단의 세계를 매우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헨리는 좋은 친구들인 제임스 콘웨이(Robert De Niro), 토미 드비토(Joe Pesci)와 함께 트럭이나 공항 화물을 훔치는 일을 한다. 갱단의 세계에 점점 빠져 가는 카렌이 설명한다. "얼마 후 모든 것이 정상처럼 느껴졌다. 그 어떤 것도 범죄 같이 느껴지지 않았다. 헨리가 마치 사업을 하고 있는 듯 느껴졌다. 그와 동료들이 부정한 방법으로 약간의 돈을 벌면, 또 다른 동료들은 궁둥이를 깔고 앉아 배당을 기다렸다. 우리 남편들은 봉급 생활자들이 아니었다. 그들은 블루칼라 노동자들이었다. 그들이 목돈을, 진짜 목돈을 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한탕 치는 수밖에 없었다."

'좋은 친구들'이 갱단의 세계에서 가장 충격적으로 묘사하는 것은 폭력이다. 헨리는 카렌이 길 건너편에 사는 남자(Mark Evan Jacobs)가 자신에게 몹쓸 짓을 했다고 울면서 이야기하자 그를 찾아가 그가 땅바닥에 쓰러질 때까지 그의 얼굴을 권총으로 여러 차례 후려갈긴다. 토미는 자신을 놀린 마피아 조직원 빌리 배츠(Frank Vincent)를 숨이 끊어질 때까지 두들겨 팬다. 토미는 빌리 배츠의 시체를 처리하기 위해 빌리 배츠의 시체를 헨리의 차 트렁크에 싣고 가는 도중에 빌리 배츠가 아직 죽지 않은 것을 발견하고는, 집에서 가지고 온 식칼로 빌리 배츠를 여러 차례 찔러 확실하게 죽여 버린다. 이외에도 '좋은 친구들'은 끔찍한 폭력 장면들을 계속해서 보여 준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영화들을 다 본 건 아니지만 그의 영화들에서 공통적으로 다루어지는 이야기가 있다. 미국의 이민자를 영화의 주인공으로 내세워, 영화의 주인공이 인생에서 성공과 몰락을 겪으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깨달아 가는 이야기이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대표작인 '분노의 주먹 (Raging Bull, 1980)'을 보면 이탈리아계 미국인인 제이크 라 모타(Jake La Motta, Robert De Niro)는 유명한 권투 선수에서 쓸쓸한 나이트클럽의 스탠딩 개그맨으로 몰락하면서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지난날을 반성하고 후회한다.

헨리의 아버지(Beau Starr)는 아일랜드계 미국인이고, 어머니(Elaine Kagan)는 시칠리아인이다. 갱단의 일원이 된 헨리는 자신의 출신 배경으로는 가질 수 없는 특권을 누리게 된다. "우리는 원하는 것이 있으면 그걸 그냥 가졌다. 만약 누가 재차 불평이라도 하면 그놈은 심하게 얻어터졌고, 그러면 다시는 불평하지 않았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재기 넘치는 장면들로 잘나가는 헨리를 묘사한다. 그중 가장 유명한 장면이 헨리가 카렌을 데리고 코파카바나 나이트클럽으로 들어가는 장면이다. 헨리와 카렌이 길을 건너고, 코파카바나 나이트클럽에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을 피해 계단을 내려가 긴 복도를 지나고 주방을 통과한 후, 종업원이 자신들을 위해 무대 바로 앞에 마련해 준 테이블에 도착해서 주위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는 3분 동안을 편집 없이 이어지는 긴 숏으로 보여 주고 있다. 이와 비슷한 장면이 또 있다. 카메라를 헨리의 시점과 동일하게 두고, 카메라가 소니 번즈(Tony Darrow)의 뱀부 라운지 레스토랑에 들어서자 친구들이 차례대로 카메라를 보며 헨리에게 인사를 하는 장면이다.

하지만 헨리가 마약을 하면서 몰락의 길로 가는 영화의 후반부에서는 짧은 숏들로 이루어진 장면들로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헨리를 묘사한다. 헨리가 마약 단속관에 체포되는 날의 하루 일정을 보여 주는 장면에서 편집으로 이어진 짧은 숏들이 정신없이 지나간다. 또한 지미가 자신을 죽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헨리가 식당에서 지미를 마지막으로 만나는 장면에서는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이 '현기증 (Vertigo, 1958)'에서 사용한 줌 인/돌리 아웃(zoom in/dolly out)을 사용하여 마약으로 인해 편집증에 빠진 헨리의 심리 상태를 묘사한다.

'좋은 친구들'은 자신의 분수를 알지 못한 세 남자에 관한 영화이다. 헨리, 지미, 토미는 자신들의 출신 배경으로는 가질 수 없는, 그래서 부정한 방법으로 가지게 된 특권을 남용한다. 결국 토미는 마피아에게 죽임을 당하고, 지미는 헨리의 밀고로 감옥에 가게 된다. 그리고 헨리는 친구들을 밀고한 댓가로 평생을 연방 증인 보호 프로그램에 들어가 살아야 하는 신세가 된다. 헨리는 자신의 과오를 후회하고, 자신의 화려했던 지난날을 그리워한다. "내게 가장 힘든 것은 그 삶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난 여전히 그 삶을 사랑한다. 우리는 잘 나가는 영화배우들처럼 대접받았다. 우리는 요구만 하면 모든 것을 가졌다....이제는 모든 것이 달라졌다....난 이제 아무것도 아니다. 난 내 남은 평생을 시시한 놈으로 살아야 한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간간이 자신의 영화에 자신의 부모를 출연시켜 효자 노릇을 하기도 하였는데, '좋은 친구들'에서도 자신의 어머니 캐서린 스콜세지를 토미의 엄마(Catherine Scorsese) 역으로, 아버지 찰스 스콜세지를 비니(Charles Scorsese) 역으로 출연시키고 있다.

'좋은 친구들'은 작품상, 감독상 등 6개 부문의 아카데미상 후보에 올랐지만, 토미 드비토 역의 조 페시만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좋은 친구들'은 미국 영화 연구소(American Film Institute, AFI)가 1998년에 선정한 "위대한 미국 영화 100 (AFI's 100 Years...100 Movies)"에서 94위를, 새로이 선정한 2007년 10주년 기념판에서는 92위를 차지했다.

Posted by unforgettable
,